'셀프 감금형' 보이스피싱에 당할 뻔한 여대생…순찰 중 경찰이 막아
숙박업소에 홀로 머물게 해 현금 인출·송금 유도
-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검찰 수사관입니다. 범죄에 연루됐으니 현금을 전부 인출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 계세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을 인출하고 숙박업소에 머물려던 20대 여대생이 순찰 중이던 경찰의 기지로 피해를 면했다.
2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전주시에 거주하는 여대생 A 씨(20대)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B 씨는 자신을 검찰 수사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범죄에 연루돼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면서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고, 현금을 모두 인출한 뒤 혼자 근처 숙소에 들어가 있으라"고 요구했다.
검찰 수사관이라는 말에 놀란 A 씨는 자신의 계좌에 있던 현금(30만원)을 전부 인출한 뒤 덕진구의 한 숙박업소에 들어섰다.
다행히 불안에 떨고 있는 A 씨를 지켜보던 이들이 있었다. 인근 순찰을 돌던 전북경찰청 기동순찰대였다.
경찰은 A 씨를 안정시키며 상황을 물었고, 그가 받은 전화가 보이스피싱인 것을 안내했다. 또 A 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원격제어 앱을 삭제하도록 했다.
경찰의 이 같은 조치 덕분에 A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지 않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당한 보이스피싱 유형은 이른바 '셀프 감금형'으로 불린다. 이 수법은 피해자를 숙박업소에 혼자 머물게 해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원격제어 앱을 통해 현금을 인출·송금하도록 유도하는 신종 범죄 유형이다.
임택 전북경찰청 기동순찰대장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조기 인지와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며 "도민 피해 예방을 위해 홍보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익산에서도 20대 회사원이 4일간 모텔에 머물다 경찰 설득으로 피해를 면한 사례가 있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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