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푸드' 민간기획사가 필요하다

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 K-푸드(FOOD)에도 SM·YG·하이브 같은 '민간 기획사'가 필요하다.

K-팝(POP)은 기획사가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곡과 안무·패션·콘텐츠를 철저히 '패키지화'하며, 글로벌 마케팅과 팬덤 비즈니스를 설계한 덕에 성공했다.

SM·YG·JYP·하이브는 노래를 넘어 하나의 문화산업 지식재산권(IP)을 만들었다.

지금 K-FOOD의 해외 인지도는 높지만, 체계적인 콘텐츠 패키징과 글로벌 전략은 여전히 부족하다.

세계 어디서나 "K-POP은 'BTS', K-드라마는 '오징어게임'"이라고 떠올린다.

하지만 K-FOOD는? 김치? 불고기? 떡볶이?

유명 셰프와 브랜드가 있지만, 개별적으로 분산돼 있고 스토리텔링·브랜딩·콘텐츠화가 충분하지 않다.

해외 진출도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이뤄져, 현지 시장에 맞춘 전략과 문화적 해석이 미흡하다.

음식도 하나의 문화콘텐츠다. 단순히 맛있다고 세계인이 소비하지 않는다. 그 안에 이야기, 이미지, 체험, 라이프스타일이 함께 녹아 있어야 한다. K-FOOD가 세계인을 사로잡으려면 이제 '요리'가 아니라 '기획'이 필요하다.

과거 K-POP도 "노래가 언어장벽을 어떻게 넘겠나?"라는 회의론 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기획사 시스템은 음악을 패키징하고, 비주얼·퍼포먼스·팬덤 문화를 결합해 장벽을 허물었다.

K-FOOD 역시 가능하다. 김치는 건강식품 + K-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떡볶이는 K-컬처 체험식으로, 한식 파인 다이닝은 럭셔리 문화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다.

즉, 맛과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딩과 스토리의 문제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민간 기획사다.

물론 민간이 단독으로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정부-민간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

정부는 K-FOOD IP 보호·글로벌 인증·문화외교를 지원하고, 민간 기획사는 콘텐츠 기획·브랜딩·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지역과 연계해 로컬 식문화를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하는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

K-FOOD 종합기획사 + K-FOOD 펀드 + K-FOOD 아카데미가 연계된다면, K-FOOD는 한식당 수출을 넘어 '푸드 콘텐츠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금 세계는 K-POP과 K-드라마에 이어 K-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처럼 먹고, 한국처럼 즐기고 싶다'는 수요가 생겼다.

이 흐름을 제대로 잡으려면? 개별 기업과 셰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K-FOOD를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기획할 조직이 필요하다.

"한류 3.0의 주인공은 음악도, 드라마도 아닌 음식일 수 있다."

'K-FOOD 민간 기획사, 한식의 BTS를 만들다!' 이 문장이 허황된 상상이 아니라, 10년 뒤의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