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환경단체 "전주천 한벽당 수변 식생 제거, 구시대적 행정"

27일 전주천 한벽당 일대 수변 식생 제거 모습.(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7일 전주천 한벽당 일대 수변 식생 제거 모습.(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전북 환경단체가 전주천 한벽당 일대 갈대와 물억새 등을 제거한 전주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8일 성명을 내고 "전주시는 생태서식지 평가가 가장 높은 전주천 한벽당 수변 식생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했다. 이는 당장의 민원 대응에만 치우친 구시대적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단체에 따르면 전주시는 이달 27일 전주천 한벽당과 생태박물관 일대 수변 갈대와 물억새를 전부 베어냈다. 이 지역은 여울과 모래톱, 수생식물과 수목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하천 상류 구간으로 수달과 삵, 원앙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핵심 생태축이라는 게 단체 설명이다.

단체는 "전주시는 2023년 겨울 하도 준설 이후 생태계가 서서히 회복되는 시점에 예초기를 돌려 회복을 무력화한 바 있다"며 "그늘과 은신처, 자정 능력을 제공하는 수변 식생을 모두 제거하는 방식은 과학적이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현장 작업 관리자는 교란 식물과 유해 곤충 제거를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 격'"이라며 "실제로 집중 제거가 필요한 종은 가시박 등 하천 중하류 교란 식물이며 생태적 가치가 높은 상류 구간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전주시에 △사전 협의 무시 이유 규명과 재발 방지책 수립 △수변 식생 모두 베기 중단 △한벽당 일대 보호구역 지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주천은 시민 모두의 자산이며 생태 유산"이라며 "당장의 편의나 민원 해결만을 앞세운 구시대적인 행정을 중단하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전주천을 물려줄 수 있는 책임 있는 생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sonmyj03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