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싸우시다가"…현충일 맞아 전주 군경묘지 추모행렬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어르신까지 묘역 어루만지며 묵념
-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할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싸우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단다."
6일 정오께 전주시 완산구 교동 군경묘지에는 조용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제70회 현충일을 맞아 많은 추모객들이 자발적으로 묘역을 찾아 꽃을 놓고 묵념했다.
추모객들은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도 삼삼오오 묘비 앞에 섰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혼자서 조용히 서 있는 어르신, 묵묵히 걸으며 한 송이 꽃을 내려놓는 청년들까지 그들 모두의 모습에는 '잊지 않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미 추모객들이 다녀간 묘역 곳곳에는 위로의 마음들 담은 꽃들이 놓여 있기도 했다.
윤 모 씨(50대)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이 자리만 오면 그리움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며 "가족과 함께 올 때마다 잊지 말아야 할 희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묘역을 찾은 추모객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조용히 기억을 되새겼다. 묘비를 매만지며 떠나간 가족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박 모 씨(40대)는 "아이랑 함께 왔다. 평소엔 쉽게 이야기하지 않던 할아버지 이야기, 오늘만큼은 꼭 해주고 싶었다"며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이어 "처음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할아버지 얘기를 해주니 조금 떨떠름해 보였지만, 이야기를 듣고는 점점 집중하더라"며 "또 현충일은 할아버지처럼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는 날이라고 말해줬다. 오늘이 왜 의미 있는 날인지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묘역 한편 그늘 아래 앉아 쉬고 있던 김 모 씨(75)는 "매년 현충일만 되면 그냥 마음이 이리로 이끈다"며 "말은 안 해도, 여기 오면 다 통하는 거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먼저 간 친구 한 명이 여기 있어서 넋을 위로하러 이곳을 찾는다"며 "함께 보낸 시간이 떠오를 때마다 그리움이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임실호국원과 도내 13개 군경묘지, 충혼탑 등지에서는 호국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됐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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