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 한덕수 대선 출마에…도민들 "정말 전북 사람이야?"

도민들 "한 전 총리 전북 사람인 줄 전혀 몰랐다"
국민의힘 당원 "단일화 해서 대통령 되면 좋겠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5.5.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전주=뉴스1) 김동규 기자 = “그 양반이 정말 우리 전북 사람입니까?”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총리의 출신이 전북이라는 기자의 말에 한 상인이 반문한다.

한덕수 전 총리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출신지인 전북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관심이다.

한 전 총리는 전주국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했고 3학년께 서울 서울재동국민학교로 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를 기억하는 한 시민에 따르면 "한 전 총리가 당시 전주시 교동에 살았다"면서 "출생지가 전주시인지 임실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북 출신으로 대통령 출마는 정동영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정 의원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맞붙어 패배한 바 있다.

한 전 총의는 대선 출마 소식을 접한 전북도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고향 세탁' 논란 때문이다.

최강욱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를 다들 서울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김대중 정부 들어 전주가 고향이라고 말해 놀랐다는 일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덕수 당시 총리 후보자는 "9세 때 어머니를 따라 가족이 서울로 온 지 60년 정도 됐을 것"이라며 "원적(전주)과 본적(서울)을 같이 쓰게 돼 있던 시기에 착오나 오해 등 혼동이 있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만난 상인 박 모 씨(60대)는 “한덕수 전 총리가 전북 사람인 줄 전혀 몰랐다”며 “그랬다면 총리 시절 전북을 잘 챙겼어야지”라고 아쉬워했다.

공무원 김 모 씨(50대)는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파행됐을 때 한 전 총리는 전북의 편을 들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표를 얻기 위해 전북 출신이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생인 최 모 씨(20대)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전북 출신이라고 하니 눈길이 간다”면서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계엄 때 총리 아니었느냐.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전북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00명은 지난달 30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거 '고향 세탁' 논란을 제기하며 “호남 출신을 내세운 대선 출마 시도는 도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모욕감을 주는 배반 행위”라고 규탄했다.

반면 국민의힘 전북도당 내부에서는 한 전 총리의 출마를 반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이 모 씨(50대·여)는 “전북 출신인 한 전 총리가 대통령이 되면 좋은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해서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반색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