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임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4건…"모두 혐의 인정 판단"
전북 경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9명 입건
- 강교현 기자
(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 올해 전북에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총 4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4건 모두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9일 "도내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관련 9명(4건)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며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 고용노동부와 조율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새만금 공사현장 굴삭기 기사 사망사고', '현대차 전주공장 끼임 사망사고', '군산 세아베스틸 공장 내 보행자 사망사고', '진안 트레일러 기사 사망사고' 등이다.
경찰은 '새만금 공사현장 굴삭기 기사 사망사고', '현대차 전주공장 끼임 사망사고' 두 사건에 대해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나머지 '군산 세아베스틸 공장 내 보행자 사망사고'와 '진안 트레일러 기사 사망사고'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새만금 수변도시 공사현장 '굴삭기 기사 사망사고'…현장 신호수 없어
지난 3월8일 오후 전북 김제시 새만금 수변도시 공사 현장에서 굴삭기를 타고 작업하던 A씨(60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가 탄 굴삭기는 바닷물이 차는 시간 공사현장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굴삭기가 웅덩이에 빠지면서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A씨가 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당시 작업 현장에는 신호수가 없었고, 안전관리자는 사고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현장소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관계자는 "당시 공사현장에 신호수를 배치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장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고 현장소장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전주공장 끼임사고…"2차 사고예방 장치 고정하지 않아 사고"
경찰은 '현대차 전주공장 끼임 사망사고'와 안전관리 책임자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31일 오후 1시10분께 현대자동차 전북 전주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B씨(40)가 끼임사고로 숨졌다.
B씨는 대형트럭 조립라인에서 작업을 하던 중 캡(운전석 부분)과 차체 프레임 사이에 끼어 머리를 크게 다쳤다. 800㎏ 무게의 캡이 갑자기 접히면서 변을 당한 A씨는 사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B씨는 전주공장에서 대형트럭 품질관리검사 업무를 하는 직원이었다. 당시 B씨는 양산을 앞두고 있는 신형 시제품 트럭의 캡을 위로 올려두고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던 경찰은 사고 당시 캡이 천장에 설치된 호이스트 크레인(운반장치)에 고정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 매뉴얼에는 중량물(5㎏ 이상) 취급 작업 시 중량물을 호이스트 크레인으로 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건된 안전관리책임자 등은 경찰조사에서 "캡은 중량물로 명시돼있지 않아 고정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경찰은 캡의 무게 등을 고려했을 때 중량물로 취급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경찰관계자는 "안전관리자가 캡을 호이스트 크레인에 고정하도록 지시하지 않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며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 군산 세아베스틸 퇴근하던 50대 근로자 사망사고
지난 5월4일 오전 군산 세아베스틸에서는 50대 근무자 C씨가 지게차가 운반하던 블룸(4각 또는 원형 담면으로 만든 가늘고 긴 강재)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서는 지게차가 고열로 가열된 4.5m 길이의 블룸을 운반하는 작업 중이었다. C씨는 퇴근 길에 작업을 하는 곳을 걸어가다 이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고가 난 곳은 지게차 차도와 보행로가 구분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게차가 운행하는 장소에 근로자가 통행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찰은 현장 안전관리자 등 2명을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군산지청도 해당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진안 다리공사 현장서 50대 트레일러 기사 사망 사고
경찰은 전북 진안의 다리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운전기사 사망사고와 관련, 안전관리자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26일 오후 3시47분께 전북 진안군 안천면 용담댐 인근 국도 13호 다리공사 현장에서 안전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아 트레일러 운전자 D씨(53)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120톤 가량의 대형 교량 구조물이 D씨가 탄 25톤 트레일러 위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 안에 있던 D씨가 숨졌다. 그는 이날 공사 자재인 교각 상판을 싣고 현장을 찾았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당시 공사 현장에서는 대형 크레인 2대가 약 120톤에 달하는 거더(상판 밑에 까는 보)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크레인으로 교각을 올리는 작업 중에는 운전자가 대피했어야 하지만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과수 감식 결과 크레인 등 장비에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감식에서 크레인의 결함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월27일 시행됐다. 상시 근로자가 50명 이상인 사업장, 공사 금액이 50억원 이상인 공사장 등이 적용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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