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김종화 할머니 “배우는 게 너무 좋았어요”
전북교육청 8일 문해프로그램 이수자 학력인증서 수여식 개최,
김종화 할머니 등 77명 초등학력 인정서 받아
- 임충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초등학교 학력 인정서를 손에 꼭 쥔 김종화 할머니(86)의 표정은 생각보다 밝지 않았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으로부터 인정서를 받은 뒤에도 표정은 같았다. 늘 꿈꿔왔던 일이 현실이 된 것에 만감이 교차한 듯했다. 자리에 돌아온 뒤 가족들의 축하가 이어지자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일반적인 초등학교 졸업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김 할머니가 받은 학력인정서는 그 무게감부터 달랐다. 80이 다 된 나이에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시작해 이뤄낸 성과였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분이 너무 좋아요”라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김 할머니가 배움을 시작한 건 8년 전이다. 늘푸른학교에서 할머니의 고향인 군산시 성산면 복지관에서 문해교육(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 할머니는 한글을 배웠고, 이후 초등학교 교과과정도 공부하게 됐다. 그렇게 7년이 흐른 뒤 김 할머니는 늘푸른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에는 채혜숙 교사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
학교까지는 1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야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몸이 아파 거동하기조차 힘든 날을 제외하곤 버스에 매일 올랐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1년 뒤 초등학력 인정서를 받게 됐다. 복지관 문을 두드린지 8년 만이다.
김 할머니는 “초등학교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렇게 배우는 것이 좋은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배우고 싶다. 중학교 졸업장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담임을 맡았던 채혜숙 교사는 김 할머니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다. 채 교사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없이는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할 때도 있었다. 최근에도 몸이 많이 아프셨다”면서 “하지만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8일 오전, 전북교육청에서 ‘2018년 문자해득 프로그램 초등학력 인증서 수여식’이 개최됐다.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만 18세 이상 성인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고시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초등학력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학력인정 초등교육과정은 3단계로 이뤄지며 이수까지는 단계별 1년씩 총 3년이 소요된다.
전북에서는 전주주부평생학교, 군산 늘푸른학교, 우리배움터한글학교, 무궁화야학, 진달래학교 등 10개 기관이다. 올해는 5개 기관이 추가됐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김 할머니를 비롯해 문해교육 프로그램 3단계를 이수한 77명의 학생에게 초등학력 인정서가 수여됐다. 적게는 59세부터 많게는 86세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날 학력 인증서를 받은 최영애씨(73)는 “어려서부터 시골에 살아 집안일, 농사일 때문에 학교 한 번 제대로 못 다녔었다”며 “가족들이 열심히 응원해 준 덕분에 전주주부평생교육원에서 즐겁게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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