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익사체 '사망 시점·원인' 등 규명 국내 첫 실험
전북청 수중과학수사대, 인체와 조직 유사 돼지이용 호수서
3개월간 부패과정 등 관찰해 익사사건 과학수사에 활용
- 박아론 기자
(김제=뉴스1) 박아론 기자 = 2011년 전북 김제시 백구면 반월리 담수호에서 익사체가 발견됐다.
하지만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한 데다 국내에서는 익사체의 사망 시점을 정확히 파악할 과학적 수사 기법이 도입되지 않아 사망 시점은 미궁으로 빠졌다.
이로 인해 보험회사와 유가족간 문제가 불거졌다.
보험회사는 고인이 보험금을 납입하지 않은 이유는 고의적인 것이기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고인이 보험금을 납입하지 않은 기간은 사망에 의한 것이므로 보험 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회사와 유가족은 시신의 사망 시점을 놓고 현재까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이 13일 익사체의 부패가 심해 미궁으로 빠졌던 김제 담수호 사건의 실마리를 풀 과학 수사 실험을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이날 오전 10시 전북 김제시 백구면 반월리 담수호에서 진행된 '수중 지문 및 유전자 채취기법, 부유 및 부패 과정 실험 연구' 현장에는 박성구 형사과장 등 지휘팀 3명, 수중팀 7명, 지상팀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가 진행됐다.
또 이호 전북대 교수, 김민정 수의사를 비롯해 타 지방청 경찰 15명도 참석했다.
이번 실험은 과학수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 경찰이 수중과학수사대를 발족하고, 실제 사건 현장을 확보해 연구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이뤄진 실험 연구다.
그간 해당 실험은 곤충 실험 연구로만 그쳐 정확한 사망 시점을 밝히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날 실험은 실제 인체 피부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 돼지 9마리로 진행됐다.
실험은 수심 5m(20도) 깊이 아래로 각각 다른 조건과 상태로 둔 돼지를 익사시켜 비교 관찰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연구 진행 과정은 실험 돼지를 각각 수심 5m(20도) 깊이 아래로 고정시켜 부패 전 과정을 관찰함과 동시에 증류수와 일반 담수로 나눠 수질에 따라 부패 정도를 비교 관찰하고, 익사와 약물중독 상태의 돼지간 부유 시점 관찰 및 육상 돼지의 부패 상태를 비교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날 첫 실험을 시작으로 12월 31일까지 부패 진행과정을 기록해 향후 익사체의 사인 규명에 필요한 과학 수사기법 을 메뉴얼로 제작, 일선 수사 현장에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재원 전북경찰청장은 "이번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 수중 증거물 채취 및 익사체 사인규명에 필요한 과학적 수사기법을 마련하게 된다"며 "향후 전북 경찰은 수중에 이어 땅속 부패 시신에 대한 연구 실험 등을 통해 과학 수사 기법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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