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 드러낸 고창 청보리밭 축제장…땅 임자는 전직 군수 부부
행사 개막 앞두고 붉은 황토 드러내 관광객들 '의아'
지역에선 '전-현직 단체장 사이 갈등 때문' 소문 무성
- 박효익 기자
(고창=뉴스1) 박효익 기자 =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 개막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청보리로 푸르던 지난해 이맘때와는 달리 이곳은 아무것도 심어지지 않은 채 붉은빛의 황토를 드러내놓고 있다.
‘청보리밭 도깨비 이야기길’이란 이름의 소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자라고 있는 청보리의 푸른빛과 대조적이다.
붉은 황토를 드러내고 있는 이 밭 한 가운데에는 ‘호랑이왕대밭’이란 이름의 대나무숲이 있어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호랑이왕대밭은 청보리밭의 주 관광동선에 포함돼 있는 주요 관광 코스다.
파헤쳐진 땅의 소유자는 다름 아닌 이강수 전 고창군수 부부.
‘호랑이왕대밭’ 인근의 땅은 총 4필지로 이 중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는 3필지가 이 전 군수 부부 소유다. 이강수 전 군수가 1만298㎡ 크기의 1필지를, 이 전 군수의 아내 김모씨가 6만5685㎡ 크기의 2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3필지의 면적은 총 7만6000㎡로 청보리밭 축제 전체 행사장의 1/10에 해당하는 크기다. 더욱이 주 행사장인 메인 청보리밭과 소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어 경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 상황.
인근 주민은 “공교롭게도 축제를 전국적인 규모로 키운 군수가 퇴임한 후 청보리밭을 갈아엎은 격”이라며 “행여나 관광객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고창을 대표하는 축제다. 또 경관농업을 활용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로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이 전 군수의 초임 시절에 만들어져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전 군수는 3차례 연임을 하고 지난해 6월 퇴임했다.
이강수 전 군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청보리도 심으면서 직접 관리하다가 관리가 어려워 지난해부터 해당 토지를 임대하고 있다”며 “현재는 고구마를 심기도 하면서 임차인이 해당 토지에서 경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보리 재배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축제의 효과가 더 커지기 마련”이라며 “고창군 전체에 청보리를 심으면 더 좋겠지만 개인 소유의 땅이기 때문에 행정에서 강제로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역 일부에서는 청보리밭 행사장의 지척에서 보리를 갈지 않고 맨 땅으로 방치하는 것을 두고 전·현직 군수들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신문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3일 간 진행된다. 고창군이 주최하고 고창 청보리밭 축제 위원회가 주관하며 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 농협 고창군지부가 후원한다. 사업비는 총 8500만 원으로 군비가 5000만 원, 원전지원금이 1500만 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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