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 드러낸 고창 청보리밭 축제장…땅 임자는 전직 군수 부부

행사 개막 앞두고 붉은 황토 드러내 관광객들 '의아'
지역에선 '전-현직 단체장 사이 갈등 때문' 소문 무성

고창청보리밭 축제를 앞둔 17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청보리밭 도깨비 이야기길 옆 청보리 밭이 파해쳐져 있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이 땅은 이강수 전 고창군수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3일 간 진행된다.2015.4.17/뉴스1 2015.04.1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고창=뉴스1) 박효익 기자 =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 개막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청보리로 푸르던 지난해 이맘때와는 달리 이곳은 아무것도 심어지지 않은 채 붉은빛의 황토를 드러내놓고 있다.

‘청보리밭 도깨비 이야기길’이란 이름의 소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자라고 있는 청보리의 푸른빛과 대조적이다.

붉은 황토를 드러내고 있는 이 밭 한 가운데에는 ‘호랑이왕대밭’이란 이름의 대나무숲이 있어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호랑이왕대밭은 청보리밭의 주 관광동선에 포함돼 있는 주요 관광 코스다.

파헤쳐진 땅의 소유자는 다름 아닌 이강수 전 고창군수 부부.

‘호랑이왕대밭’ 인근의 땅은 총 4필지로 이 중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는 3필지가 이 전 군수 부부 소유다. 이강수 전 군수가 1만298㎡ 크기의 1필지를, 이 전 군수의 아내 김모씨가 6만5685㎡ 크기의 2필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3필지의 면적은 총 7만6000㎡로 청보리밭 축제 전체 행사장의 1/10에 해당하는 크기다. 더욱이 주 행사장인 메인 청보리밭과 소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어 경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 상황.

고창청보리밭 축제를 앞둔 17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청보리밭 도깨비 이야기길 옆 청보리 밭이 파해쳐져 있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이 땅은 이강수 전 고창군수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3일 간 진행된다.2015.4.17/뉴스1 2015.04.1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인근 주민은 “공교롭게도 축제를 전국적인 규모로 키운 군수가 퇴임한 후 청보리밭을 갈아엎은 격”이라며 “행여나 관광객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고창을 대표하는 축제다. 또 경관농업을 활용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로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이 전 군수의 초임 시절에 만들어져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전 군수는 3차례 연임을 하고 지난해 6월 퇴임했다.

이강수 전 군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청보리도 심으면서 직접 관리하다가 관리가 어려워 지난해부터 해당 토지를 임대하고 있다”며 “현재는 고구마를 심기도 하면서 임차인이 해당 토지에서 경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창청보리밭 축제를 앞둔 17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청보리밭 도깨비 이야기길 옆 청보리 밭이 파해쳐져 있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이 땅은 이강수 전 고창군수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3일 간 진행된다.2015.4.17/뉴스1 2015.04.1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이 관계자는 “청보리 재배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축제의 효과가 더 커지기 마련”이라며 “고창군 전체에 청보리를 심으면 더 좋겠지만 개인 소유의 땅이기 때문에 행정에서 강제로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역 일부에서는 청보리밭 행사장의 지척에서 보리를 갈지 않고 맨 땅으로 방치하는 것을 두고 전·현직 군수들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신문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3일 간 진행된다. 고창군이 주최하고 고창 청보리밭 축제 위원회가 주관하며 한수원 ㈜한빛원자력본부, 농협 고창군지부가 후원한다. 사업비는 총 8500만 원으로 군비가 5000만 원, 원전지원금이 1500만 원 투입된다.

고창청보리밭 축제를 앞둔 17일 오전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청보리밭 도깨비 이야기길 옆 청보리 밭이 파해쳐져 있어 경관을 해치고 있다.(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땅은 이강수 전 고창군수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 제12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1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3일 간 진행된다.2015.4.17/뉴스1 2015.04.17/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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