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비리 의혹' 전 부안 부군수 '자살'(종합2보)

20일 전북지방경찰청과 전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전북 진안군 단양리의 한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주변을 수색하던 중 박씨를 발견했다.

박씨는 전날 오전 6시30분께 회의에 참석한다며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자택을 나섰다가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돼 실종신고된 상태였다.

발견 당시 현장에서는 A4 용지 3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박씨는 부안군 인사와 관련된 내용으로 2쪽 가량을 할애했으며, 나머지 지면에는 가족들에게 전하는 말을 담았다.

검찰은 현재 유서 내용에 대한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했던 탓인지 박씨의 필체는 육안으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자신을 화장해 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은 확인됐다.

또 검찰 수사 과정과 관련해 "친절하게 조사해 줘서 고맙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지검은 조만간 박씨를 핵심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락 두절로 박씨에 대한 직접적인 소환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씨는 앞서 총 3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1, 2차 소환조사 때에는 참고인 신분이었으나, 3차 소환조사를 받을 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검찰은 박씨에 대한 3차 소환시기를 즈음해 비리에 연루된 부안군청 소속 여직원 배모씨(47·6급)를 구속했다.

이와 관련해 최윤수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소환조사는 모두 낮 시간에 이뤄졌으며, 조사 시간도 3시간10분을 넘기지 않았다"며 "또 3시간 정도 조사를 진행할 시에는 30분 간 휴식시간을 제공하는 등 최대한 배려했다"고 말했다.

최 차장검사는 이어 "박씨는 핵심 피의자 중 1명으로 (상황이) 뜻하지 않게 돌아가 수사가 벽에 부딛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 나머지 관계인들을 상대로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며, (박씨의) 장례식 이후 본격적인 조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숨지기 직전까지 전주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을 맡고 있었다.

한편 2008년 6월 부안군은 근무성적 평정서를 근거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 평정서가 인사가 단행되기 한달 전 분실을 이유로 재작성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인사'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부안군 장공현 의원이 "승진서열 정정이나 변경을 위한 명분으로 재작성 한 것"이라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됐다.

특히 최근 당시 인사담당자였던 배씨가 구속되면서 그 동안 제기돼 온 의혹들이 점차 객관적인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배씨를 구속하기에 앞서 지난달 13일 부안군청 행정지원관실을 압수수색하고 인사명단 등 서류를 압수하는 등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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