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법의 시간…'실종 허위종결' 부 경장 사건 쟁점은
내달 14일 첫 공판…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제주서부경찰서 부 모 경장(34)의 첫 공판기일이 다음 달 14일로 예정됐다. 부 경장이 지난 1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약 한 달 만에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기소 이후 법원에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의 허가 여부는 결정 전으로, 첫 공판에서 변경 신청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될 전망이다.
부 경장은 지난 5월과 7월 각각 신고된 실종사건 2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종자와 연락이 닿은 것처럼 속여 112신고 처리시스템과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한 혐의다. 내부 보고서에도 허위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부 경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직무 유기와 공전자기록 등 위작·행사,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이다. 경찰 송치 당시 적용했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최종 기소 과정에서 빠졌다.
첫 공판을 앞두고 공소장 변경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실종사건 사례를 추가로 포함할지가 첫 번째다.
경찰은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전수 조사했다. 1차 조사 결과 기존 2건 외에 25건의 부적절 처리 의심 사례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 중 10건은 실종자의 소재를 확인하지 않고 종결한 사례다. 15건은 시스템상 종결 사유를 '교통사고 사망'이나 '변사' 등을 입력해 관리 대상에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25건이 이번 재판의 공소사실에 추가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소 과정에서 빠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다시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기소 당시 해당 혐의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 경장의 재판 과정에서 직무 유기 혐의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나온다.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대법원 97도675 판례를 보면 단순한 업무상 태만을 넘어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가 있는 경우 직무유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해 왔다.
실종사건 처리가 미흡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직무 유기가 성립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부 경장은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일반적인 성인 실종 사건이라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업무상 태만을 주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가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정도의 행위여야 한다"는 취지의 판례도 있어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두 번째 쟁점은 허위 전산 기록이다.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부 경장은 실종자의 소재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연락한 것처럼 112 신고처리시스템과 실종 관련 시스템 등에 내용을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형법 제227조의2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 등을 위작하거나 변작한 경우를 처벌한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의 여부다.
법정에서는 단순 입력 오류인지, 아니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록을 만든 것인지도 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부 경장이 상급자에게 제출하는 내부 보고서에도 허위 내용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는 형법 제227조의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적용됐다.
제227조는 공무원이 행사할 목적으로 직무에 관한 문서나 도화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변개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전산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한 행위와 문서에 허위 내용을 작성한 행위를 검찰이 별도의 혐의로 본 이유다.
실제 어떤 보고서가 작성됐는지, 그 내용과 작성 경위가 무엇이었는지도 재판에서 확인할 부분이다.
검찰은 시스템상 허위 내용을 입력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법 제15조 제1항은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의 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형사사법정보를 위작·변작하거나 말소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부 경장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이유로 업무 부담을 호소했다. 미종결 사건을 계속 관리하고 상급자에게 보고하거나 다른 직원에게 인계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다.
이러한 진술만으로 곧바로 허위 기록 작성이나 직무 유기를 정당화하는 게 아니다.
다만 범행 당시의 업무량이나 사건 처리 과정, 부 경장이 실제로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범행의 고의와 경위, 양형 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재판에서는 '왜 그렇게 했는가'와 '그 행위가 어떤 범죄를 구성하는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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