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롱·ᄃᆞᆯ코롬·베지근·듬삭한 맛…제주에 간다면 이 맛은 꼭
[제주어 가게로 보는 제주 Ⅱ] ③ 코시롱돌코롬
100% 끌어낸 원재료의 맛, 제주어에 고스란히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거친 바다와 척박한 땅을 터전으로 삼아온 옛 제주 사람들에게 음식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생존을 위한 지혜였다. 자극적인 양념을 최대한 적게 쓰면서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던 조리법은 독특한 미각 어휘까지 탄생시켰다.
제주어 '코시롱ᄒᆞ다', '돌코롬ᄒᆞ다', '베지근ᄒᆞ다', '듬삭ᄒᆞ다'가 그 대표적인 예다.
'개정·증보 제주어사전'에 따르면 '코시롱ᄒᆞ다'는 '맛이나 냄새가 비위에 맞아 고소하다'라는 뜻이다. 깨나 참기름에서 나는 맛이나 냄새와 같을 때 주로 쓴다. '코소롱ᄒᆞ다', '코ᄉᆞ롱ᄒᆞ다'로도 쓸 수 있다. '돌코롬ᄒᆞ다'는 '달콤하다'의 제주어로, '맛이 알맞게 달콤하다'는 뜻으로 풀이돼 있다.
돼지고기, 전복, 메밀, 감자, 된장 등 원재료 특유의 고소한 맛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인 제주 향토 음식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제주어가 바로 이 두 어휘다.
'베지근ᄒᆞ다', '듬삭ᄒᆞ다'의 경우 표준어로 대역할 적당한 어휘가 없을 정도로 완전한 제주어다.
'베지근ᄒᆞ다'는 '고기 따위를 끓인 국물 같은 것이 맛이 있다', '듬삭ᄒᆞ다'는 '기름기가 많은 국(羹) 같은 것을 먹을 때 입 안에 맛이 돌아 푸짐하게 느껴지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듬삭ᄒᆞ다'는 '등삭ᄒᆞ다', '듬박ᄒᆞ다'로도 쓴다.
이 두 어휘는 고기국수나 접짝뼈국처럼 돼지고기나 해산물로 뽑은 깊은 육수를 바탕으로 진한 감칠맛과 묵직한 식감이 특징인 음식을 표현할 때 많이 쓰인다.
제주 골목골목에는 맛깔나는 이 제주어들을 간판에 내걸고 손님을 맞는 곳들이 많다.
한식당 '코시롱', 고깃집 '코시롱 애월흑돼지', 빵집 '코시롱보리빵', 피자집 '코시롱화덕피자', 두붓집 '코시롱둠비', 카페 '돌코롬', 주류숍 '돌코롬마켓', 펜션 '돌코롬하우스', 향토음식점 '참베지근', 국밥집 '배지근', 국밥집 '듬삭헌국밥집', 덮밥집 '듬삭한 협재점' 등 다양하다.
이 중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코시롱돌코롬'은 이 지역 토박이인 윤준수 대표(43)가 가족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떡집이다. 문을 연 2011년 9월부터 한자리를 지켜 온 16년 차 동네 터줏대감이다.
주력 상품은 제주 전통 떡이다.
쑥·차조·쌀 반죽에 팥소를 넣고 둥글게 빚어 삶은 뒤 팥고물을 듬뿍 묻힌 '오메기떡'부터 메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쪄낸 '메밀세미',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기름에 튀기듯 구운 뒤 설탕을 솔솔 뿌린 '기름떡'까지.
여기에 쑥치즈설기, 하트잼설기, 모둠찰떡 등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들도 공략하고 있다.
윤 대표는 "좋은 재료만 엄선하고 있고, 떡도 대부분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껏 빚고 있다"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주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소박한 맛을 내려고 가족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많은 관심을 바랐다.
※이 기사는 뉴스1 제주본부와 제주도가 공동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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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인 제주어가 제주 골목상권의 새로운 브랜드로 숨 쉬고 있습니다. 뉴스1 제주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차례에 걸쳐 제주어 상호를 지닌 매장을 탐방하고, 해당 제주어의 언어적 가치와 그 속에 담긴 정겨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번 기획기사가 다루는 제주어 상호들은 뉴스1 제주본부 제주어 선정위원회(허영선 시인,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배영환 제주대학교 인문대학장,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