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잘 찾고도 '사망했다' 거짓 기록…부 경장은 왜?
범행동기, 경찰 수사 발표 이후에도 의문점 남아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실종자 허위종결 혐의로 1일 검찰에 넘겨진 부 모 경장(34)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속 시원히 풀리지 않는 의문은 남아있다.
1일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분석한 결과,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범행 배경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부 경장의 업무가 과중한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미종결 사건은 실종팀에서 계속 수행해야 할 업무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부담은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당직 다음 날 근무자에게 사건 기본적인 사항을 인계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성인이라고는 하지만 장 모 씨(37)는 각종 범행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30대 여성이고 60대 남성 A 씨는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현재 부 경장이 처리한 허위종결 의심 사례 25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장 씨와 A 씨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신변 위험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런데도 부경장은 유족들에게 "연락이 됐다"고 거짓말만 한 게 아니라 경찰 내부 시스템까지 조작했다. 장 씨의 경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에서 기록을 아예 삭제해 버렸다.
부경장은 장 씨 이외에도 연락 또는 소재 파악 없이 10건을 허위 종결하고 15건의 실종신고자는 아예 사망했다며 시스템에서 삭제하는 대담한 범행을 저질렀다.
평소 내향적인 성격으로 알려진 부 경장이 한두차례도 아니고 수십차례나 유사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특히 부 경장이 시스템에서 삭제한 사례 중에는 장씨처럼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고 사망했다고 속여 삭제한 사례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해하기 힘든 점은 자신이 소재를 파악한 실종자까지도 시스템에서 사망 처리해 삭제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장 씨와 A 씨 이외 실종자들 모두 신변에 큰 이상이 없던 것으로 파악된 건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장 씨 가족의 수색 요구가 아니었다면 부 경장의 범행은 한동안 더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에서 낮은 계급에 속하는 경장이 실종사건 수십건을 허위로 조작했는데도 이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이번 사건은 보완수사권 폐지로 막강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경찰 조직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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