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허위종결 의심 25건 추가…'범행 치밀' 부 경장, 구속송치(종합)
해제·종결 사유 다른 이유 "동료 경찰관 사건 인지"…경찰 "수사 범위 확대"
- 홍수영 기자,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고동명 기자 = 1일 '실종사건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부 모 경장(34)이 검찰로 송치됐다. 부 경장이 혐의를 인정하며 "안일하게 생각", "사건 인계 부담감" 등을 이유로 꼽았지만, 범행 과정에서는 치밀함이 드러났다.
제주경찰청은 1일 제주서부경찰서 부 경장을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과 7월 실종사건 2건을 허위로 종결·해제한 혐의에 대해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범행을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증거자료가 제시되자 입을 연 것이다.
부 경장은 범행 동기에 대해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분석한 결과,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 업무태만적 동기가 주된 범행 배경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종결 사건은 실종팀에서 계속 수행해야 할 업무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부담은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당직 다음 날 근무자에게 사건 기본적인 사항을 인계하면 되는 것"이라며 "피의자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 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법령센터에 제시된 대법원 판례(1983.1.18)에 따르면 직무유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는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과 객관적으로는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은 '다만 직무집행에 관해 태만, 분망(바쁨), 착각 등 일신상 또는 객관적 사정으로 어떤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는 형법상의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 경장의 범행은 '안일', '업무 부담'만으로 해명되기엔 치밀함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허위 종결이 탄로 날 것으로 우려해 일부러 장 모 씨(37)의 사건 종결 사유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입력해 실종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에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7월 장 씨에 대한 2차 실종신고 접수 당시에도 자신의 범행을 숨기고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수사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7월에는 60대 남성 A 씨의 실종사건 종결 사유를 '소재파악'으로 기재했다. 당일 오후 A 씨의 가족이 서부서를 직접 방문해 상담한 후 112에 실종신고를 한 만큼 팀원들이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관리목록에서 A 씨의 이름을 삭제할 경우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또 실종자들과 통화한 것처럼 내부보고, 112시스템 등에 기재하면서 "경찰관과 만나기를 극구 거부했다", "위치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 추가 수사 가능성도 차단했다.
부 경장이 허위 해제·종결한 실종사건도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최종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 가운데 의심사례 25건이 추가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1차 전수조사를 통해 부 경장이 연락 또는 소재 파악 없이 허위 종결 처리한 10건과 실종자가 사망한 것처럼 기재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에서 삭제한 15건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의 실종자들은 해제·종결 당시 신변에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차 조사에서 부 경장의 직무유기 혐의 등을 확인한 후 추가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와 유사하게 연락 또는 소재 파악도 하지 않고 관리목록에서도 삭제한 실종 건이 총 몇 건인지는 파악 중"이라며 "부 경장이 실종팀에 배치되기 전 실종 사건을 지원한 사건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이 사건의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전·현직 서부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 4명을 대기발령하고 감찰하고 있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도 지난달 27일 "국민 생명을 책임질 경찰이 책무를 저버렸다"며 공식 사과했다.
제주지검은 형사1부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소속 부원을 팀원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상태다. 제주지검은 "이번 사건을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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