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경찰 "부 경장, '업무 부담' 주장…허위 종결 더 있다"

제주경찰청, 부 경장 검찰 송치 관련 브리핑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9.1 ⓒ 뉴스1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실종신고를 허위 종결해 온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34)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경찰청은 1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직무 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부 경장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부 경장은 신고자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식으로 거짓말한 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 등 허위 내용을 입력하는 식으로 실종신고를 종결하고, 실종자 수색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된 실종사건은 장 모 씨(37)와 60대 남성 A 씨 등 2건이다. 이들은 부 경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뒤인 지난 8월 22일과 24일 잇따라 제주시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 경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태다. 부 경장은 범행 동기에 대해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부 경장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맡았던 실종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25건이 허위종결된 것으로 보고 전수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다음은 제주경찰청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1일 오전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실종신고를 허위 종결해 온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34) 검찰 송치에 따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1 ⓒ 뉴스1 오미란 기자

-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피의자는 지난해 3월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 발령된 뒤 야간에 혼자 근무하면서 사건 인계 등 업무 처리에 부담을 느꼈고, 성인 실종사건의 경우 아동이나 치매 노인 실종사건에 비해 위험성이 낮다고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심리 분석 결과 피의자는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의자의 내성적·회피적 성향과 성인 실종사건에 대한 안일한 생각, 무책임한 업무 태도가 결합하면서 허위 종결까지 나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인에게 적대심을 가진다거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범행했다는 동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 혐의를 부인하다가 돌연 시인한 이유는.

▶수사 초기 피의자는 혐의를 부인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지금 이 상황을 모면하려면 막연하게 혐의를 부인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한 상황에서 열 차례에 걸쳐 조사를 했는데도, 피의자는 다양한 증거자료를 제시할 때마다 진술을 거부했었다.

그러다 피의자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자신의 모순된 행태에 대한 비난 가능성과 증거자료 교차 점검 결과 등으로 인해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의자는 허위 종결한 실종사건이 더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다.

- 부 경장이 업무 처리에 부담을 느꼈다는 진술을 했는데, 실제 실종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나?

▶미종결된 사건의 경우 실종팀이 계속 수행해야 하는 건 맞다. 다만 업무 시간에 사건을 종결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추가적인 업무는 없다. 개인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없다.

막내급이라 그리고 피의자는 다른 관서 동일 직급 경찰관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종사건을 처리해 왔다.

- 숨진 채 발견된 장 씨의 명확한 사인은.

▶명확한 사인은 아직 나온 게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달 26일 보내 온 부검 결과 보고서를 보면 사인은 '부패로 인해 불명이나 의사(목맴)의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

- 재연 실험 결과는.

▶제주경찰청 과학수사현장감식팀이 지난달 27일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재연 실험을 했는데, 재연 실험은 한 번 더 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하고, 정확한 결과를 분석해 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차량을 타고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2026.9.1 ⓒ 뉴스1 강승남 기자

- 부 경장이 맡았던 실종사건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는.

▶피의자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한 기간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성인 157건·아동 등 141건)에 대해 일차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112 신고 시스템과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10건을 추가로 발견했다. 해당 사건 실종자는 모두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교통사고 사망 등 허위 사유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건을 삭제해 일반적인 관리목록에서 발견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 15건도 추가로 발견했다. 이 중 허위 내용을 입력한 뒤 삭제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는 계속 살피고 있다. 해당 사건 종결 당시 실종 대상자들의 신변에도 이상이 없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피의자가 실종팀 근무 이전 형사팀에서 근무하면서 실종팀 업무를 지원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지난해 3월 이전이라 하더라도 피의자가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 처리한 건들이 있는지 전수조사 범위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 이 25건에 실종 아동 등도 포함돼 있나.

▶세부 유형에 대해서는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면 말씀드리겠다. 이 내용은 행정조사 결과로,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통보해 수사에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 부 경장이 지난 7월22일 제주서부경찰서 여자 화장실에 침입한 사건에 대한 수사 상황은.

▶해당 화장실에 찍힌 손자국을 통해 지문과 DNA를 채취했고, 추가 증거도 확보한 상태다.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다만 피의자는 '남자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어서 여자 화장실을 이용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