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관광 시즌은 끝났다"…실종자 잇단 사망에 관광도시 제주 비상

실종 장모씨 시신 발견 이후 6일간 내국인 관광객 5.4% ↓
치안 불안 여론 확산에 제주도 "가짜뉴스 신속 대응"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안은나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가을 관광시즌을 앞둔 제주 관광업계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이른바 '제주 괴담'에 속앓이하고 있다.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장모 씨가 100여 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고, 담당 경찰관의 실종사건 허위 종결 의혹까지 드러나면서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제주에서 실종 신고된 사람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고 제주 노선 항공좌석 감소까지 겹치면서 관광업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제주 경찰 실종 허위 종결 논란 이후 관광객 감소

30일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들어 지난 29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 흐름을 보였지만,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4일 전후로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같은 요일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감소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8월25일부터 30일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1만3706명이었다.

반면 올해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같은 요일 기준 내국인 관광객은 20만2234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472명 줄었다. 감소율은 5.4%다.

요일볍 감소폭은 월요일 0.3%에서 화요일 4.5%, 수요일 5.3%, 목요일 4.9%, 금요일 7.6%, 토요일 10.0%로 확대됐다.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6.8.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잇단 실종자 사망에 제주괴담 확산

관광업계가 더욱 긴장하는 것은 장 씨 사건을 전후해 제주에서 실종 신고된 이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장 씨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며 집중 수색에 나선 이후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사람 등 4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2일에는 제주시 구좌읍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의 실종사건 역시 장 씨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허위로 종결한 것으로 파악된 사건이다.

이어 23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해상에서 실종 신고된 7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숨진 채 발견됐고, 24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계곡 인근에서 또 다른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한림읍에서는 장 씨가 실종 100여 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에도 지난 29일 서귀포시 하예포구 인근 해안가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20대 직업군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27일 낚시도구를 챙겨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으며,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과 해경 등이 하예포구 인근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모두 범죄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되지만 짧은 기간 실종자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장 씨 사건과 맞물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장 씨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괴담과 과장된 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종 사건 자체에 대한 안타까움과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제주 전체의 치안 불안 이미지로 번지면서 관광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관광업계는 가을 관광시즌을 앞두고 치안 불안 이미지가 장기화할 경우 실제 예약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 국내선 공급석 감소 문제가 이어지고 있어 부정적 여론 확산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언론보도 이후 일부 제주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 등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가을 관광 시즌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27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안전한 제주대책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주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27 ⓒ 뉴스1 안은나 기자
제주도, 미확인 보도에 '유감'…가짜뉴스 대응 나서

제주도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제주도는 최근 실종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과 SNS 등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과대 해석된 내용이 유포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제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콘텐츠의 유포와 유통을 자제하고, 잘못된 내용은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지난 27일 도청에서 열린 '안전한 제주 대책 마련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에서 "이번 실종 허위 종결 사건 이후 제주가 다른 지역보다 위험하다는 식의 가짜뉴스와 유언비어가 확산하는 것 또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위 지사는 "정확한 사실과 필요한 정보는 신속하게 알리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제주의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대변인실을 중심으로 전담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경찰과 자치경찰, 소방, 민간단체 등과 함께 실종·위기 사건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CCTV와 인공지능(AI) 관제 등 예방 안전망 강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