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행정…밥 굶는 아이 36명, 급식지원비 3500만원 놓쳤다

제주도 감사위, 이도2동·노형동·동홍동에 '주의' 통보
사용안내 없어 '미자격' 오인해 돈 못 쓴 형제 사례도

한 편의점에 붙혀진 아동급식카드 사용가능 안내문.ⓒ 뉴스1 DB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행정이 아동급식카드 지원 대상자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결식 우려 아동 36명이 3500만 원이 넘는 급식지원비를 놓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2026년 동(洞) 재무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과 지난해 제주시 이도2동과 노형동, 서귀포시 동홍동에 사는 결식 우려 아동 36명에게 지급된 급식지원비 총 3514만2000원은 사용되지 못한 채 사라졌다.

특히 이 중 9명에게 지급된 급식지원비는 해당 연도 지원 금액 전액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제주시 이도2동에 사는 2008년·2010년생 형제의 경우 2024년 행정으로부터 사용 안내를 받지 못하면서 지원 자격이 중지된 것으로 오인하고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지 못해 급식지원비 317만7000원을 놓쳤다.

이는 각 관서가 아동급식카드 지원 대상자를 부실하게 관리했기 때문이다.

'제주도 결식아동 급식사업 집행기준'에 따르면 읍면동은 매달 아동급식카드 시스템을 확인해 미사용 아동에게 전화하거나 해당 가정을 방문해 사용을 독려해야 하고, 급식 상태 점검과 위기 아동 발굴·연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각 관서는 매년 4분기에 들어서야 아동급식카드 사용을 독려했다. 그것도 문자나 전화로만 안내하는 식이었다. 가정 방문을 통한 사용 독려나 급식 상태 점검은 하지 않았다.

제주도 감사위는 각 관서장에게 '주의 요구'를 통보하면서 아동급식카드 사용 현황과 잔액 발생 이유를 분석해 결식 등 위기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