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안 오고 땅은 마르고…폭염에 제주 당근 파종률 10% 그쳐
당근 주산지 동부지역, 토양수분 '부족~매우부족' 단계
위성곤 지사 "지역별 수요, 끝까지 챙길 것"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 겨울 당근의 파종 적기가 폭염과 가뭄에 가로막혔다. 현재 파종률이 10% 안팎에 머무는 가운데 주산지인 제주 동부지역 관측지점 모두 토양수분 부족 상태를 보여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제주도농업기술원의 주간 영농 동향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 당근 파종률은 10% 내외로 파악됐다.
제주 당근은 통상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 파종해 12월부터 수확한다. 그러나 올해는 파종 시기에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겹치면서 작업이 예년처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산지를 제외한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등 동부지역도 낮 최고기온이 34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비도 좀처럼 내리지 않았다. 제주 동부지역인 성산은 지난 7월 첫째 주를 제외하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한 달간 강수일수가 7일에 그쳤다.
7월 누적 강수량은 137.7㎜로 최근 10년 가운데 지난해 44.7㎜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면서 당근밭의 토양 가뭄도 심해졌다.
제주농업디지털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가뭄 판단 지표인 토양수분 장력이 101킬로파스칼(kPa) 이상이면 '부족', 500kPa을 넘으면 '매우 부족' 단계로 분류된다. 토양수분 장력은 수치가 높을수록 토양이 건조해 작물이 물을 흡수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현재 제주지역 관측지점 27곳 중 22곳이 가뭄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동부지역은 관측지점 6곳 가운데 3곳이 '매우 부족', 나머지 3곳이 '부족' 상태를 보였다.
토양수분이 부족하면 파종 작업이 지연될 뿐 아니라 씨앗을 심어도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파종 지연과 발아 부진이 장기화하면 오는 12월부터 시작되는 수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주도는 가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달 24일 농작물 가뭄대책 전담팀을 꾸리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급수탑을 개방하고 공용 물백과 급수차량을 활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한편 양수기와 물백 등 급수장비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지난 2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농업용수 급수지원 현장을 찾아 당근밭의 토양 상태와 용수 공급 상황을 점검했다.
현장에서 만난 농업인들은 "8월부터 당근 파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가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미 파종한 밭도 발아율이 10%에 그치는 등 토양에 수분이 워낙 부족해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위 지사는 "발아기 물 공급이 올해 당근 농사를 좌우하는 만큼 기상과 토양수분, 지역별 용수 수요를 끝까지 살피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대책에 반영해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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