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20년…"권한이양 넘어 자율·책임형 분권으로"
육동일 원장 "권한·책임·재정·주민자치 결합 제도 재설계"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새 도약을 이루려면 권한을 넘겨받는 데 머물지 않고 권한과 책임, 재정, 주민자치가 결합된 '자율·책임형 분권'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29일 국회박물관 국회체험관에서 '특별자치 20년, 제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주년 기념 정책 세미나'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육 원장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0년 동안 인구·경제·재정 규모를 키우고 관광·국제자유도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성장지표의 개선이 도민의 삶과 자치역량 향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제주 인구는 2006년 56만 명에서 2026년 70만 명으로, 지역내총생산(GRDP)은 8조 7000억 원에서 26조 9000억 원으로 늘었다. 예산 규모도 2조 6000억 원에서 7조 8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1인당 GRDP는 3991만 원으로 전국 평균 4649만 원보다 낮고, 재정자립도는 2006년 29.9%에서 현재 31.0%로 큰 변화가 없었다.
육 원장은 "재정특례 성과는 재원의 양적 확대보다는 이전재원 구성의 변화에 있다"며 "재원 확충이 재정지출의 효율성과 주민 체감으로 연결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괄적인 권한이양으로 7단계 제도개선과 4741건의 특례, 5321건의 사무이양이 이뤄졌지만 실행역량과 재정책임, 생활자치가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앙권한을 단순히 많이 넘겨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민의 삶과 자치역량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를 새로운 성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육 원장은 향후 과제로 제주형 자치체계 개편과 도·행정시 간 기능 재설계, 주민자치와 생활자치 강화, 재정책임성 확대, 국가균형성장을 선도하는 제주형 모델 구축 등을 제시했다.
또 관광 중심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디지털산업, 우주항공산업, 바이오·관광·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치분권과 지역균형성장의 길은 어렵지만 국민이 주인인 나라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제주가 다시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어진 발제에서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제시한 '준연방제 수준의 고도의 자치권'과 개별 특례를 나열하는 현재 방식 사이에 여전히 큰 간극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양사무와 특례가 2006년 1062건에서 현재 5321건으로 약 5배 늘었지만, 지방교부세는 6197억 원에서 1조 8888억 원으로 약 3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재정수요 연동 조정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에 적용할 국세 이양 항목을 발굴하고 국무총리와 제주도 간 협약에 단계별 이양 로드맵과 성과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장기 미시행 특례에는 일몰제를 도입하고, 분권특례와 함께 제주 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산업특례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흠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지방분권 완성을 위한 제주 미래산업 발전전략'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제주도와 김한규·문대림·김성범 국회의원, 대한민국특별자치시도 행정협의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지방자치학회, 한국지방자치법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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