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전 제주시장 농지법 위반 1심 무죄→2심 유죄…"공공 신뢰 훼손"

항소심 재판부서 뒤집혀 벌금 5000만원

강병삼 전 제주시장.(자료사진)/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농지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강병삼 전 제주시장이 항소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서범욱 부장판사)는 강 전 시장을 상대로 한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을 깨고 강 전 시장에게 벌금 5000만 원을, 함께 기소된 동료 변호사 3명에게는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강 전 시장 등은 투기 목적으로 2019년 11월 21일 제주시 아라동 소재 농지 5필지 6997㎡를 함께 매입한 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강 전 시장 측이 경작할 의지 없이 시세차익을 노렸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시세차익이 목적이라도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매수한 토지를 농업경영에 이용할 의사가 없었음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농지 취득 당시 피고인들은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고 부업이나 전업을 고려할 만한 계기가 없었다"며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농사를 짓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없는 점, 기존 소유 농지에서도 농업경영을 하지 않은 점, 농업 경영적으로 가치 없는 토지를 거금을 주고 매입한 뒤 수익성이 희박한 메밀이나 유채 등 경관용 작물을 심은 점 등을 유죄 근거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경자유전의 원칙이라는 헌법적 취지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전 시장을 향해서 "신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가 있어야 하고 현재까지도 토지를 처분하지 않은 등 공공의 신뢰를 훼손한 책임이 무겁다"고 했다.

강 전 시장의 농지법 논란은 2022년 8월 제주시장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졌다. 그는 이후 33대 제주시장으로 취임한 뒤 2024년 7월 퇴임했다.

강 전 시장 등이 26억 원에 매입한 토지의 현재 가치는 5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