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억 첨단장비 무용지물…'6m 소형선' 타고 제주 밀입국한 중국인
대낮에 제주시 한경면 해안가로 들어와
또 한번 해상 경계 감시망 한계 노출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해상으로 제주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10m도 되지 않는 소형 어선을 타고 최첨단 장비를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밀입국 사건이 일어난 이후 6개월 만에 유사 사례가 재발하면서 제주 해상 및 해안 경비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다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경찰청은 출입국관리법과 검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국인 A 씨(30)와 B 씨(30대)를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3월28일 오전 10시 중국 칭다오에서 배를 타고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해안가를 통해 몰래 입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도착한 장소는 지난해 밀입국 사건이 발생한 한경면 용수리 인근이다.
A 씨 등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제주에서 불법체류 하다가 강제 출국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밀입국한 뒤 도내 농가에서 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브로커로 추정되는 2명에게 3만~3만5000위안(한화 약 650~760만원)을 주고 소형 선박을 타고 3월 27일 낮 칭다오에서 출발해 22시간 만에 제주에 도착했다. 이들이 이동한 거리는 직선거리로 570㎞에 달한다.
특히 이들은 길이 6~7m, 무게 1.5~2톤 사이의 소형 어선을 타고 들어와 해안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은 물론 해군과 해경의 감시망까지 피할 수 있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고무보트 밀입국 사건 이후 제주해안경비단의 조직과 인력을 전면 개편하는 등 해안 경비를 강화했지만, 약 7개월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이 탄 선박의 규모가 작을뿐더러 제주 해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어선이어서 포착하기가 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은 새벽이나 한밤중이 아니라 대낮에 제주에 들어올 만큼 대범한 행동을 보였다.
이들이 탄 선박은 TOD(열영상탐지장비)에 기록됐으나 경찰은 밀입국 당시 특이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TOD는 의무경찰 폐지로 해안 초소가 사라지면서 2019년부터 246억원을 투입해 총 45대가 도내 해안 곳곳에 설치돼 있다.
15㎞ 이상 떨어진 선박과 6㎞ 거리에 있는 사람을 탐지할 수 있는 첨단 장비지만 이번과 같은 소형 선박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주 해안을 상시 오가는 어선이 300척 이상인데 모두 검문검색을 하기는 어렵다"며 "모양도 평범한 어선이어서 의문점이나 특이점을 발견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경찰뿐만 아니라 해군과 해양경찰 역시 해상 경계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경은 "당시 해경에서도 해상에서 밀입국 선박을 식별하지는 못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해안 경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안경비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브로커와 밀입국자 단속을 더욱 강화해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d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