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려도 제주 봄은 못 참지"…방선문 축제에 상춘객 북적
방선문 일원서 이틀간 전통문화 행사 풍성
영산홍·참꽃 어우러진 절경에 관람객 발길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봄비가 내린 26일 제주에는 흐린 하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행지 곳곳이 나들이객으로 붐빈 가운데,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 일원에서는 제23회 방선문 축제가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렸다.
방선문은 신선이 머물던 계곡으로 전해지는 곳이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92호이기도 하다. 오라동자연문화유산보전회가 주최하고 방선문축제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축제는, 예부터 선인들이 풍류를 즐기던 방선문을 무대로 제주의 자연과 전통의 멋을 함께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제주에는 오후부터 5~20㎜의 비가 내렸다. 빗속의 방선문은 오히려 한층 깊은 운치를 드리웠다. 기암절벽 사이로 흐르는 계곡과 물기를 머금은 숲길, 그 곁에 피어난 봄꽃이 어우러지며 현장에는 방선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짙게 깔렸다.
축제 첫날인 25일에는 참꽃밭 산책과 "제주도민 무사안녕 행복 기원 전통제례식", 촛불 기원, 마을별 경연대회 등이 이어졌다. 둘째 날인 이날에는 방선문 가는 숲길 걷기와 어린이 사생대회, 시 낭송 등이 펼쳐지며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신선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신선과 선녀로 분장한 참가자들, 전통 복장을 갖춘 "제주 목사 행차" 재연 행렬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우산을 든 관람객들은 비를 피하면서도 행렬을 따라 걷고 사진을 남기며 제주의 봄 정취를 만끽했다.
방선문은 제주의 10가지 절경인 "영주 10경" 가운데 하나인 영구춘화(瀛邱春花)로도 꼽힌다. 봄이면 영산홍과 참꽃이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이룬다. 이런 절경 덕분에 예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들은 물론 유배인들까지 이곳을 찾았고, 선인들이 남긴 마애명도 지금까지 전해진다. 다만 현재는 낙석 위험으로 계곡 안쪽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김인춘 방선문축제위원장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옛 선인들이 풍류를 즐기던 방선문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점차 잊혀가는 우리 전통의 멋과 정신을 계승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기준 올해 제주 관광객 수는 42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4.2% 늘었다. 4월 관광객 수는 97만 9315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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