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통합위원장 "4·3은 '국가 폭력'…왜곡·부정 행위 자제해 달라"

4·3왜곡처벌법엔 회의적…"성숙한 시민의식에 호소하고파"
제2공항 갈등엔 "해군기지 갈등 되돌아보는 작업도 필요"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소를 둘러보고 있다. 2026.4.15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15일 "4·3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극단적 행위를 자제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주4·3평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제78주년 4·3 희생자 추념식 현장에서 명백한 역사적 사실과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과 행위가 있었던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4·3은 국가의 공식 진상 조사와 대통령의 사과를 통해 역사적 성격이 분명히 확인된 국가폭력임이 이미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이를 왜곡하거나 부정하는 행위는 희생자와 유족, 큰 틀에서 (국가의 잘못된 명령에 따른) 가해자들의 상처까지 되살리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폭력의 진실 앞에서는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다"며 "4·3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이른바 '4·3왜곡처벌법(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위반 시 최대 징역 5~7년)'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오미란 기자

그는 관련 질의응답 과정에서 "더 이상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자제를 요구함에도 4·3을 왜곡·부정하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응분의 조치로서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처벌이나 제도적 정치로 획일적으로 막는 것보다는 국민의 성숙된 시민의식에 좀 더 호소하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그는 "국가폭력 관련 인물에 대한 영전, 서훈 문제 등도 피해자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짚어보는 기회도 가져야 한다"며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후속 조치,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 진상조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오랜 갈등에 대해서는 "국민통합위가 나서 중재하는 것은 업무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라면서도 "과거 제주 해군기지 건설 당시 엄청난 갈등이 있었지만 현재 항구가 활성화하면서 얻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반면교사 삼아 연구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위령제단 앞에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제주4·3 희생자를 추모하며, 역사의 아픔을 넘어 통합의 미래로'라고 남겼다.

오후에는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등 제주 원로들을 비롯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특별자치도 재향경우회와 만났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방문해 현안을 청취한 뒤 상경한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