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도 올레 내고 계실 것"…서명숙 이사장 영결식 엄수

걷기 열풍 일으킨 올레길, 약 1000만명 찾으며 전 세계로
고인 "'평화올레' 걷는 게 나의 마지막 꿈"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정방동 올레길 6코스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서 故(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4.10 ⓒ 뉴스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올레길을 개척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영결식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정방동 올레길 6코스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서 엄수된 서 이사장의 영결식에는 유족들과 제주올레 관계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배우 류승룡, 제주도민 등이 참석했다.

유족과 관계자들은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걸어 영결식장에 입장했다. 이후 고인의 명복을 비는 진혼무가 진행되고 참석자들은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올레 안은주 대표이사는 조사를 통해 "이사장님은 질주하며 사는 우리에게 '놀멍 쉬멍 걸으멍 간세다리가 돼라(놀며 쉬며 걸으며 게으름뱅이가 돼라)'고 제주올레길을 열어주셨다"며 "하늘에서도 올레를 내고 계실 것이다. 우리가 하늘에서 이사장님을 다시 만날 때까지 이 땅에서 서로서로 응원하고 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별세한 서 이사장은 1989년 시사저널 창간 멤버로 입사해 시사지 최초 여성 편집장, 2005~2006년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약 22년간 언론인 생활을 마친 그는 2006년 9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났다. 36일간 순례길 800㎞를 걸은 후 고향에 돌아와 만든 것이 제주올레길이다.

2007년 9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발족했고 제주올레 1코스가 문을 열었다. 이후 2022년 7번째 코스인 18-2코스를 개장하며 순수 도보로만 제주를 여행할 수 있는 제주올레길 27개 코스, 437㎞가 완성됐다.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정방동 올레길 6코스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서 故(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4.10 ⓒ 뉴스1 홍수영 기자

고인은 생전 "제주올레길은 나 자신의 삶을 일으켜 세운 행복한 종합병원"이라고 말했다.

올레길은 고인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치유의 길로 자리 잡았다. 탐방객은 첫해 3000명을 시작으로 지난 2022년 3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는 한 달간 완주 탐방객 500여 명이 나올 정도로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코스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한민국에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제주올레길이 개장한 지 약 20년이 흘렀지만, 지난해 11월 사흘간 진행된 제주올레걷기축제에 1만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그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고인은 제주올레를 통해 대한민국에 도보여행, 생태여행 문화를 확산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아쇼카 펠로우'에 선정되고, 2016년 '국민훈장 동백장'도 받았다.

올레길은 제주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과 '공동완주인증제'를 진행하고 있고, 2012년 2월 일본 규슈에서도 개장해 200여㎞에 달하는 10여 개 코스가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몽골에도 올레길이 개설됐다.

고인은 생전 "북한까지 이어지는 한반도 장거리 도보여행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평화올레'(Peace Olle)를 만들어 어머니 고향 서귀포에서 출발해서 아버지 고향 함경북도까지 걸어서 가는 게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정방동 올레길 6코스 서복공원 잔디광장에서 故(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6.4.10 ⓒ 뉴스1 홍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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