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살 왕벚나무·300살 목련…제주 최고령 봄꽃 어르신들

 최고령 왕벚나무(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뉴스1
최고령 왕벚나무(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한라산과 오름에는 수백 년의 세월 제주의 비바람을 묵묵히 견뎌내며 매해 봄꽃을 피워온 '터줏대감'들이 살고 있다.

제주시 봉개동과 한라산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린 최고령 왕벚나무와 목련 이야기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5월 현지 조사를 하던 중 제주시 봉개동 개오름 남동측사면 해발 607m 지점에서 최고령 왕벚나무를 발견했다.

이 나무는 높이가 15.5m, 밑동 둘레는 4m49㎝에 달해 지금까지 알려진 왕벚나무 중 최대 크기다.

특히 이 나무의 나이는 당시 기준 265살이며 10년이 지난 현재는 275살이 된다. 이 나무는 연평균 2.85㎜씩 생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존에 가장 큰 왕벚나무로 알려졌던 천연기념물 제159호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의 고목(추정 수령 200년)보다 반세기 이상 앞선 기록이다.

가지와 잎이 펼쳐진 폭인 수관폭은 23m에 달하며, 이 거대한 지붕 아래에는 아그배나무, 때죽나무, 상산 등 15종의 식물이 어우러져 자라고 있다.

나무의 거친 껍질에는 일엽초, 마삭줄, 송악 등 9종의 착생식물이 터를 잡아 공생하고 있는데 왕벚나무 한 그루가 숲의 종 다양성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최고령목의 발견은 제주도가 유일한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밝혀주는 새로운 증거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국내 최고령 목련(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뉴스1

최고령 벚나무보다 약 500m 더 높은 한라산 해발 1100m에 위치한 낙엽활엽수림대 계곡부에는 국내 최고령 목련이 해마다 이맘때쯤 개화한다.

이 목련 나무의 크기는 가슴높이 둘레 약 3.1m, 높이 15m이며, 수령은 약 300년으로 추정된다.

목련(Magnolia kobus DC.)은 목련과(Magnoliaceae)의 대표 종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중국 원산지인 백목련과(M. denudata Desr.)와 비교하면 꽃이 벌어져서 피며 아래쪽에 연한 붉은빛이 돌고 한 개의 어린잎이 달린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목련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제주지역 해발 1000미터 이하에 드물게 자생하며, 어린나무 발생도 적어 보존이 시급하다.

연구소는 "목련은 조경수, 목재, 약재로 널리 이용되며, 숲의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