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학살 책임' 박진경 유공자 취소…"올해 추념식 전 결론 내달라"

오영훈, 권오을 보훈장관과 면담
권오을 장관 "곧 심사위 구성…절차 따라 판단"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13일 오전 제주지역 보훈현장 소통 행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면담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3 ⓒ 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4·3 당시 강경 진압의 책임이 있는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에 대한 조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오 지사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13일 제주도청에서 면담을 갖고 제주4·3 관련 보훈 현안과 제주대학교병원 보훈위탁병원 지정 등 지역 보훈정책 주요 사안을 논의했다.

오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문제를 우선 거론하며 보훈심사위원회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오 지사는 "국가보훈부가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유족과 도민의 기대가 매우 크다"며 "관련 법률에 따라 심사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고 등록 취소가 명명백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3 추념식 전에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는 것이 유족과 도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장관은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2월 26일 자로 등록 결정을 취소하고 보훈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심사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4·3 유족과 신청인 측 의견을 청취한 뒤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많은 피해자의 증언과 당시 참모장, 미 군정 측 기록을 비롯해 4·3 유족들이 제출한 자료와 신청인 측 자료를 모두 검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제주시 한울누리공원 인근 고(故)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서 열린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 설치 행사. 2025.12.15 ⓒ 뉴스1 고동명 기자

박 대령은 1948년 5월 제주4·3 당시 조선경비대 제9연대장으로 부임한 뒤 초토화 작전 등을 통해 제주도민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우리나라 독립을 방해하는 제주도 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민 30만 명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오 지사와 권 장관은 제주대학교병원의 준보훈병원 지정 문제도 논의했다.

권 장관은 "전날 제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며 "준보훈병원 등록이 이뤄지면 육지로 이동해 진료를 받아야 했던 제주 보훈가족들의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제주도도 보훈가족이 존중받는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국가보훈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권 장관은 전날 제주 유일 생존 애국지사인 강태선 지사를 위문하고 국립제주호국원 참배, 보훈단체장 간담회도 가졌다.

이날에는 오 지사와의 면담에 이어 제주4·3평화공원 헌화·참배와 제주4·3희생자 유족회 면담 등 주요 역사 현장 방문과 유족 소통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