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7000리터 쓰는데 접어야 하나"…등유값도 뛰자 제주 감귤 농가 '시름'

"4월까지 보일러 필요…가온 재배 포기해야 하나"
제주 면세 등유 3주째 상승세…하루새 18원 올라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소재 감귤 과수원에서 강성훈 씨(63)가 나무를 살피고 있다.2026.3.10 ⓒ 뉴스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계속 기름값이 비싸면 농사 못 짓죠."

10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감귤 농사를 하는 강성훈 씨(63)는 깊은 한숨을 지었다. 이날 하우스에서 만난 강 씨는 나날이 모든 경비가 오르고 있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등유 값까지 오르자 고민이 깊어졌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올해는 바람이 많이 불어 기름이 더 필요했다"며 "기름값이 부담돼 가온 재배(비닐하우스 등에서 난방을 이용해 재배를 시작하는 방식)를 포기하고 비가림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틀 전 급히 등유를 사서 기름통을 채웠다. 한참 기름이 필요한 시기에 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서두른 것이다.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소재 감귤 과수원에서 강성훈 씨(63)가 등유를 사용하는 가온 재배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2026.3.10 ⓒ 뉴스1 홍수영 기자

이미 등유 값이 많이 오른 후였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한참 자라고 있는 감귤 열매를 키우기 위해 하우스 내 온도는 최저 17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 씨는 설명했다.

이날 새벽 남원읍의 최저기온은 0.7도를 기록했다. 강 씨와 같은 가온 하우스 농가들은 통상 4월까지 하우스 내 보일러를 켜둔다.

특히 하우스 내 온도를 24도 이상 유지해야 할 때면 기름은 무섭게 없어진다. 약 20일만 지나도 7000리터짜리 기름통이 바닥을 드러낸다. 유가 10원, 20원 등락에도 농가가 휘청이는 이유다.

지난 9일 제주시 소재 주유소.2026.3.9/뉴스1

제주지역 면세 등유는 지난 2월21일 1102.10원 이후 약 3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만 해도 면세 등유는 평균가 기준 하루 사이 11~18원 올랐다. 제주시는 836~1480원, 평균 1154원, 서귀포시는 1080~1360원, 평균 1208원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제주에서 기름값에 울고 웃는 농가는 95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농가에서 사용한 면세유는 약 2108만 4823리터다. 이그중 54.7%는 1~4월 중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가스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대체제인 등유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마다 재고에 따른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우스 농가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협은 총 300억원을 투입, 면세유 및 농협주유소 할인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