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7000리터 쓰는데 접어야 하나"…등유값도 뛰자 제주 감귤 농가 '시름'
"4월까지 보일러 필요…가온 재배 포기해야 하나"
제주 면세 등유 3주째 상승세…하루새 18원 올라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계속 기름값이 비싸면 농사 못 짓죠."
10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감귤 농사를 하는 강성훈 씨(63)는 깊은 한숨을 지었다. 이날 하우스에서 만난 강 씨는 나날이 모든 경비가 오르고 있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등유 값까지 오르자 고민이 깊어졌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올해는 바람이 많이 불어 기름이 더 필요했다"며 "기름값이 부담돼 가온 재배(비닐하우스 등에서 난방을 이용해 재배를 시작하는 방식)를 포기하고 비가림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틀 전 급히 등유를 사서 기름통을 채웠다. 한참 기름이 필요한 시기에 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서두른 것이다.
이미 등유 값이 많이 오른 후였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한참 자라고 있는 감귤 열매를 키우기 위해 하우스 내 온도는 최저 17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 씨는 설명했다.
이날 새벽 남원읍의 최저기온은 0.7도를 기록했다. 강 씨와 같은 가온 하우스 농가들은 통상 4월까지 하우스 내 보일러를 켜둔다.
특히 하우스 내 온도를 24도 이상 유지해야 할 때면 기름은 무섭게 없어진다. 약 20일만 지나도 7000리터짜리 기름통이 바닥을 드러낸다. 유가 10원, 20원 등락에도 농가가 휘청이는 이유다.
제주지역 면세 등유는 지난 2월21일 1102.10원 이후 약 3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만 해도 면세 등유는 평균가 기준 하루 사이 11~18원 올랐다. 제주시는 836~1480원, 평균 1154원, 서귀포시는 1080~1360원, 평균 1208원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제주에서 기름값에 울고 웃는 농가는 95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농가에서 사용한 면세유는 약 2108만 4823리터다. 이그중 54.7%는 1~4월 중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가스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대체제인 등유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마다 재고에 따른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우스 농가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협은 총 300억원을 투입, 면세유 및 농협주유소 할인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gw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