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억 투입 제주 'BRT'…도지사 선거 앞두고 쟁점 부상

"대중교통 속도 향상" vs "운전자 혼선"
'제주지사 출마' 문대림 의원 "전면 재검토"

제주 버스 정류장(자료사진)/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 정책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이 다가오는 도지사 선거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318억 원을 들여 도민 이동권 향상과 교통 체증 해소를 목표로 한 대중교통 혁신 사업이다. 사업 첫발은 전임 도정이지만 구체화한 것은 오영훈 도정이다.

지난해 5월 서광로(3.1㎞) BRT 구간이 개통한 데 이어 동광로(2.1㎞)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었다. 서광로와 동광로를 비롯해 도령로(2.1㎞), 노형로(3.3㎞) 등 총 3단계 사업으로 계획됐다.

서광로 구간은 대중교통 속도가 42% 향상(시속 10.8→15.4㎞)되고, 일반차량 속도도 47% 개선(12.6→18.5㎞)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섬식정류장 도입으로 인도 잠식을 95% 줄이고 버스이용객이 전년 대비 10.6% 증가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이 사업은 초기부터 성과만큼이나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됐었다. 개통 이후 개선된 민원만 22건이다.

BRT 개통 후 유턴 구간이 사라지거나 버스 직진 전용, 버스 우회전 전용 등 차로가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이 혼선을 겪어 차량 엉킴이 발생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중앙차로에 섬식정류장을 만들고도 기존 가로변 버스정류장은 남겨놔 교통난이 악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보수 공사를 반복하다 보니 누더기 도로가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오영훈 지사가 BRT 구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애초 동광로 구간 사업은 63억 원을 들여 지난해 9월 착공, 같은 해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속되는 민원에 도는 갑자기 사업을 보류했다. 계속되는 민원에도 성과를 강조해 왔던 상황이라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역 사회에서 나왔다.

오 지사도 새해 시무식에서 기초자치단체 추진과 BRT와 버스 노선 개편 등을 언급하며 "도민에게 불편을 줘 도정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자세를 낮췄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지사에 도전장을 낸 같은 당 문대림 의원(제주갑)은 최근 BRT 이슈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문 의원은 이달 초 BRT 섬식정류장을 직접 찾아 원상복구를 포함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방정부가 독단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 정부와 협의해 추진한 것을 이해한다면 되돌리라고 얘기하는 게 적절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문대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 제주시 갑)이 12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혁신포럼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 뉴스1 오미란 기자

문 의원도 12일 보도자료를 내 "중앙정부와 협의를 마쳤다는 이유로 정책의 타당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객관적 검증과 도민적 합의가 없다면 차기 도정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서도 BRT는 큰 관심사였다. 위원회에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는 "서광로 BRT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그 개선 효과가 실제로 확인된 후에 동광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동광로 추진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는 또 전문가 토론회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BRT 사업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고, 도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는 한편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 차원의 기술 지원과 정책 조언을 받아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