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3만원' 1심 무죄에 혐의 바꾼 검찰…특수절도서 절도방조로
벌금 50만원 구형…피고인 측 "이웃 절도 사실 몰라" 주장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검찰이 이웃의 절도 현장에서 비닐봉지를 건네줬다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했다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항소한 뒤, 2심에서 혐의를 '절도방조'로 변경했다.
제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29일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50대)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A 씨의 혐의를 특수절도에서 절도방조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A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구형했다.
애초 검찰은 A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지적·정신장애가 있는 B 씨가 지난해 6월 27일 제주시 한 의류매장 외부 진열대에 놓인 옷 6벌(시가 합계 3만 원 상당)을 훔칠 당시 A 씨가 주변을 살피고, 자신이 소지하던 검은색 비닐봉지를 건네는 등 범행을 공모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CCTV 영상, 양측 진술, 범행 이후 정황 등을 종합해 A 씨가 범행을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비닐봉지를 건넨 행위 역시 약 전달로 볼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던 점, 건넨 물건이 약봉지였다는 진술이 영상과 명확히 모순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의) 범행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B 씨 요구에 따라 물건을 건넸다는 사정만으로 절도 공범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에서는 A 씨를 공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법리 구성을 바꿨다. B 씨의 절도 사실을 알고도 비닐봉지를 건네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비닐봉지에는 B 씨의 약이 들어 있었고, 약봉지를 달라고 해서 건네줬을 뿐 절도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약봉지를 들고 있던 이유에 대해선 "B 씨가 넘어지자 도와주기 위해 약봉지를 대신 들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역시 "피고인은 B 씨의 절도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범행을 도운 적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첫 공판에서 "피해액이 3만 원에 불과하고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인데, 항소심까지 이어지는 것이 타당한지 고민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월 12일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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