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역사·기억을 품은 나무, 교과서가 되다

제주교육청, 표선초 팽나무 두 그루 '아름다운 나무' 1·2호 지정

제주도교육청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된 표선초 팽나무./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100년이 훌쩍 넘는 학교의 역사를 품은 노거수 두 그루가 살아있는 교과서가 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 서귀포시 표선초등학교 운동장에 자리한 팽나무 두 그루를 '아름다운 나무 제1·2호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아름다운 나무' 지정은 지난 5월 개정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학교 숲 조성 및 관리 조례'에 근거해 추진됐다.

각급 학교에 식재된 수목 가운데 보호·보전 가치가 높은 나무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학생과 지역사회가 함께 가꾸는 학교 숲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선정은 수목 전문가의 사전 진단을 거쳐 현장 조사와 서면 평가를 병행해 이뤄졌다.

수종의 적합성, 생육 상태와 안전성, 심미성은 물론 역사·문화적 가치와 교육·홍보 활용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표선초 팽나무는 수령 약 100년, 수고 약 9.5m, 흉고직경 86~88㎝에 이르는 노거수다.

전문가들은 1909년 개교한 이 학교와 함께 오랜 세월 운동장 곁을 지키며 학생과 학부모의 일상을 품어온 점, 학교의 역사와 기억을 간직한 교육·문화적 자산이라는 상징성을 높게 인정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안내판 설치를 비롯해 가지치기, 병해충 방제, 수목 진료 등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또 학생 생태체험 수업과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문화 활동의 장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아름다운 나무는 단순한 조경이 아니라 학교의 시간을 품은 살아 있는 교과서"라며 "학교 숲의 가치를 지속해서 발굴해 교육의 영역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