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택배노동자 건강검진 비용 지원 추진

내년 1월 실무협의체서 논의…택배사 간담회 건의 수용

택배 차량의 모습. 2025.8.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된 택배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건강검진 비용 지원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내년 1월 도내 택배사와 제주·서귀포의료원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건강검진 비용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6일 열린 택배회사 지점장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를 제주도가 수용한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택배노동자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실무협의체는 '노동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건강검진 방식과 합리적인 비용 분담 구조를 검토한다.

건강검진이 일회성 복지가 아닌 택배노동자의 필수 건강관리로 자리 잡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된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제주도와 택배사, 제주·서귀포의료원이 참여하는 협약을 체결해 각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검진 항목과 지원 방식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지원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실무협의와 별도로 사회보장심의 요청 등 행정·재정 절차도 병행한다.

현재 도내 택배노동자들은 택배사별로 운영되는 건강검진 버스를 통해 검진받고 있지만, 항목이 제한적인 데다 검진으로 인한 근무시간 감소가 곧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 탓에 수검을 기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반복적으로 무거운 물품을 운반하는 택배노동자는 손목·허리·무릎 등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하지만, 기본검진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택배노동자 등 심야 노동 실태조사를 실시해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주의 노동환경 특성을 반영한 정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택배노동자는 직업 특성상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검진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논의를 통해 건강검진이 안전한 노동을 위한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