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제2공항 공정성 점검 역할에 집중"

[신년 인터뷰] "정보공개 자문단 구성, 찬반 유도 의도 없어"
향후 정치 행보 질문엔 "남은 임기 차분히 정리" 원론적 답변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1 DB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27일 정부가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 "향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절차의 공정성과 내용의 충실성을 점검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뉴스1 제주본부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최근 자체적으로 '제주 제2공항 정보공개 자문단'을 구성한 배경에 대해 "찬반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여건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새해 의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도민들의 삶을 가장 먼저 살피는 의회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도민들의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향후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남은 임기 동안 도민들의 삶과 직결된 현안들을 차분히 정리해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며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1년 6개월 동안 도의회를 이끈 소회는.

▶제12대 도의회가 어느덧 6개월여를 남겨 두고 있다. 돌이켜 보면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이었고,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기후 위기 등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두었던 기준은 '도민의 삶'이었다. 특히 후반기 도의회는 '도민 중심 민생의회'라는 원칙에 따라 정책을 판단했다. 그래서 서두르기보다는 숙고했고, 단기적인 평가보다는 장기적인 파급효과를 살피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도의회를 하나로 이끌면서 오는 치열한 논쟁도 있었지만 제주의 미래와 도민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고자 하는 진심만큼은 모두가 하나였다. 그 과정에서 숙의와 조율이야말로 도의회의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 의장으로서 가장 잘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을 꼽는다면.

▶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는 '민생 경제 회복'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해 온 것이다. 우선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소비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논의를 통해 대응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도와 도의회, 민간 단체들이 함께 골목상권 살리기, 지역화폐 탐나는전 활용 등에 힘을 모아 경제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소비 심리와 기업·소상공인 체감 경기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올해 관광객 1300만 명 회복, 수출 3억 달러 조기 달성, 1차 산업 조수입 5조 원 돌파 등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완전한 회복을 의미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도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정적인 회복에 이르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앞으로 회복의 흐름을 보다 단단히 다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지난 11월11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44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1/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민선 8기 도정을 평가한다면?

▶지역 경제 전반에서 회복의 신호를 만들어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총 2조 2400억 원의 국비를 확보하며 주요 현안 사업의 추진 기반도 마련한 것도 긍정적이라 본다.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분산에너지 특구 선정, 응급의료지원단 출범, 제주가치돌봄 이용자 1만명 돌파, 제주형 건강주치의제 시행, 읍면지역 초등 주말돌봄 '꿈낭' 시행 등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민생경제 회복의 온기가 도민들에게 고르게 체감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 중장기 과제들 역시 속도보다는 방향과 공감이 중요하고, 도민 사회와의 충분한 논의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 앞으로는 그동안의 성과가 도민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시작됐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입지 발표 이후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대표적인 사회적 갈등 사안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제기됐지만 도민들께 충분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전달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의회는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 4일 '제주 제2공항 정보공개 자문단'을 구성했다. 제2공항과 관련된 자료와 쟁점을 객관적으로 알리고, 도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찬반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다.

도의회는 도민들이 객관적이고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절차의 공정성과 내용의 충실성을 점검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

- 향후 정치 행보도 궁금하다.

▶3선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특히 제12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겨 주신 데 대해 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지금 제게 중요한 것은 향후 정치 행보를 논하는 것이 아닌 의장으로서 맡은 역할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다.

남은 임기 동안 도민들의 삶과 직결된 현안들을 차분히 정리해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에 전념해 도민들께 보답하겠다.

- 새해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다가오는 변화의 파고는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그래왔듯이, 도민들의 지혜와 연대가 모인다면 어떤 난관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도의회는 도민들의 삶을 가장 먼저 살피는 의회로서 책임을 다하겠다.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도민들의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