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파로 닳은 제주 방선문 계곡 '마애명', 탁본·사진으로 복원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 한라산 신선을 찾아서' 발간

'방선문, 한라산 신선을 찾아서'에 담긴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 계곡 내 마애명 복원 작업 사진.(오라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오랜 세월 풍파로 닳은 제주 방선문 계곡의 '마애명(磨崖銘·바위에 새긴 명문)'을 탁본과 사진 분석을 통해 복원한 서적이 발간됐다. 제주시 오라동이 발간한 '방선문, 한라산 신선을 찾아서'다.

17일 오라동에 따르면 '선계로 통하는 문'이라는 뜻인 방선문은 영주 10경 중 하나인 '영구춘화'라 불리는 제주의 숨은 비경 중 하나로, 조선시대 제주목사들이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 방선문 계곡 바위에 새겨진 '마애명'은 마멸이 심해 그동안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서적은 탁본 작업과 정밀 실사, 문맥 재검토 등을 통해 해당 글자들을 판독·복원했다.

'방선문, 한라산 신선을 찾아서'에 담긴 제주시 오라동 방선문 계곡의 비경.(오라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서적에는 방선문 계곡 내 숨은 비경과 방선문 계곡의 변천, 지난 2022년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되기 전 계곡에서 진행된 방선문 축제 모습 등을 담은 사진도 실렸다.

집필에 참여한 오창림 제주기록유산연구원장은 “방선문의 바위에 새겨진 이름들은 단순한 옛 기록이 아니라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문화의 포용성과 지역 문화의 주체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운다"고 말했다.

강리선 오라동장은 "사라져 가던 방선문의 역사와 기록을 정밀하게 복원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실체를 후대에 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지역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