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으며 막바지 가을정취 만끽…전국 곳곳 나들이객 북적(종합)
제주선 차 없는 거리 걷기행사·고상돈 전국걷기대회 열려
울산 간월재 억새평원 장관…산·바다·공원 곳곳 삼삼오오
- 오미란 기자, 김세은 기자, 최형욱 기자, 홍윤 기자, 이시명 기자
(전국종합=뉴스1) 오미란 김세은 최형욱 홍윤 이시명 기자 = 11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전국 곳곳이 막바지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먼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제주시 연삼로에는 제주도민과 관광객 2만여 명이 한데 몰렸다. 왕복 4㎞ 도로를 보행자들에게 전면 개방하는 '2025 제2회 차 없는 거리 걷기행사'가 열려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한 이 행사는 '한 걸음의 건강, 함께 숨 쉬는 푸른 제주'를 주제로 15m 건강 지압판 걷기, 대형 캐릭터 퍼레이드, 패밀리 림보 게임, 버블 공연, 줄넘기 공연·체험, 청소년 플래쉬 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행사장 곳곳에는 '도로 위 스케치북 존', '어린이 에어 바운스 체험 존', '워킹 존', '슬로 러닝 존' 등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같은 시각 제주시 원도심도 사단법인 고상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2025 제15회 산악인 고상돈 전국 걷기대회'로 들썩였다.
이 대회는 1977년 9월15일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며 세계에서 8번째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나라로 대한민국을 알린 제주 산악인 故 고상돈 대장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다.
참가자 2000여 명은 칠성로 상점가에서 출발해 고상돈 생가터, 김만덕기념관,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사라봉, 별도봉을 거쳐 탑동광장까지 에베레스트 정상 높이와 같은 길이인 총 8848m를 걸으며 제주 역사와 고상돈 대장의 도전정신을 되새겼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억새 군락지인 울산 울주군 간월재에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달 중순부터 은빛 물결의 억새가 지기 시작했지만,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로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시민들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억새 평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돌탑 앞에도 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 줄이 이어졌다. 간월재휴게소에서 컵라면을 줄지어 산 등산객들은 자리를 잡고 영남 알프스의 능선을 배경으로 점심을 즐기기도 했다.
양산에서 온 김지원 씨(27)는 "날씨가 생각보다 따뜻해서 올라오는 동안 겉옷을 벗기도 했다"며 "낙엽도 거의 다 졌지만 마지막 가을을 즐기려고 왔다"고 말했다.
충남·대전 주요 명소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는 이날 오후 2시까지 1만9791명, 충남 공주시 계룡산국립공원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4000명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도 가족 단위나 연인, 홀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까지 다양한 나들이객들의 모습이 엿보였다.
부산시민공원에도 발길이 쏠렸다.
나들이객들은 돗자리나 간이의자를 깔거나 숲길 곳곳에 배치된 정자와 벤치 등에 자리를 잡고 주변 대형마트나 식당에서 사 온 초밥, 샌드위치류 등 먹거리를 즐겼다. 또 가을의 햇살을 즐기며 낮잠을 청하거나 가족단위 피크닉 족은 자녀와 공놀이 등을 하기도 했다.
사하구 신평동에서 온 김권섭 씨(66)는 "오늘은 날이 좋아서 친·외손주 가족들과 산책 삼아 나오게 됐다"며 "올해 마지막 가을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잔디밭에서 손주들과 놀고 가족들과 음식도 즐길 것"이라 했다.
인천에서는 인천대공원에 가족 단위 시민들이 모여 늦가을의 여유를 즐겼다.
따뜻한 날씨는 시민들의 옷차림도 가볍게 만들었다. 공원 방문 대부분은 얇은 점퍼나 등산복을 입고 있었고, 한 10대 소녀는 겉옷을 벗고 반팔 차림으로 친구와 함께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공원 거리를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0대 A 양은 "걷다보니 더워서 후리스 자켓을 벗었다"며 "이렇게 걸어도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 것 같고, 그냥 시원하다"고 말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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