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켰더니 돌고돌아 내 지갑에"…공공배달앱의 마법
[디지털 시대, 소상공인이 사는법]⑤
"지역화폐 결제 비중↑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좋습니다. 더 많은 매장이 먹깨비에 입점하면 소비자도 선택 폭이 넓어지고 신규 고객 유입도 더 늘 것 같습니다"
제주도가 운영하는 민관협력형 공공배달앱 '먹깨비'가 높은 수수료에 지친 지역 음식점들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음식점 사장 A씨는 "예전에는 3만원짜리 음식을 팔면 수수료와 배달료로 최대 1만원까지 빠져나갔다"며 "음식 마진이 보통 15%도 안 되니 팔수록 손해였다"고 털어놨다.
냉장재료 특성상 재고를 없애려고 울며 겨자먹기로 민간 배달앱에 올려야 했던 그는 "먹깨비로 바꾸고 나서 경영 효율이 확 좋아졌다"며 "지금은 여러 배달앱보다 먹깨비 위주로 주문을 받는다. 고객이 먹깨비로 주문해주면 상인에게 훨씬 도움이 되고 고객들도 다양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처럼 소상공인들이 먹깨비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 부담 완화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상공인·자영업자 839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였다. 타 플랫폼 사용 제한 또는 불이익 경험이 63%, 차별 대우 경험 61%, 부당한 요구나 강요 경험은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깨비의 중개 수수료는 1.5%로, 민간 배달앱의 7.8%~15%와 비교하면 매우 낮다.
제주도는 수수료 절감을 중심에 두고 배달비 지원, 탐나는전 연계 페이백, 할인쿠폰 지급 등 소비자 혜택을 결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운영 첫 해인 2022년 먹깨주비 주문건수는 1만2596건에서 2023년 17만8606건, 2024년 21만9063건, 올해는 9월 기준 89만665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9월까지 누적 매출은 335억 원, 가맹점 5253곳, 회원 7만 6708명을 기록했다.
먹깨비는 상인뿐만 아니라 배달업계와 고객에게도 긍정적이다.
상인 B씨는 "민간앱은 배달기사를 기업이 배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먹깨비는 상인이 직접 기사에게 연락하는 할 수 있어 음식이 만들어진 직후 바로 나간다"며 "소비자는 더 따뜻한 상태로 음식을 받고, 상인은 배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앱은 이윤 창출이 우선이라 광고를 하도록 계속 유도하는데 광고한 식당은 검색 시 우선 노출되지만 공공앱은 공평하게 노출된다"며 "배달기사에게 지급되는 배달료도 먹깨비를 통해 하면 더 많이 돌아가 상생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먹깨비는 지역화폐 '탐나는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먹깨비 매출액 중 184억 원(62%)이 탐나는전으로 결제됐다. 다시말해 탐나는전 결제액 전액이 도내 상권에 재투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도는 올해도 상품권 선물하기, 익일 정산 서비스, 단골 캐시백, 먹깨비 게임 등 먹깨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먹깨비는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사용할 수 있다. 14개국가 언어를 지원하는 '인포챗' 서비스는 숙박시설 객실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숙소 주소와 객실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돼 외국인 관광객의 주문 접근성을 높였다.
도는 "지역화폐 결제액, 지역화폐 결제 비중, 지역화폐 증가율 3개 모든 항목에서 전국 공공배달앱 중 긍정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 결제는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완화, 지역경제 내 순환 촉진, 지역화폐 정책 목적 달성과 직결된 지표로, 제주는 지역화폐 기반 공공배달앱 모델을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선도 지자체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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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5차례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도전한 상인들과 행정당국의 지원 정책 등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