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간호학도와 50대 가위손의 세대 뛰어넘은 디지털 협업기
[디지털 시대, 소상공인이 사는법]③
"청·장년 함께 성장한 기회…세대 차이아닌 세대 협력"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미용실 카카오톡 채널은 없나요?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싶은데요."
제주시 이도이동에 위차한 미용실 '스타일리스트'의 고승희 대표(52)는 고객이 이렇게 물을 때마다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수십 년 경력의 미용 기술은 자신 있지만, 온라인 세상은 그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고 대표는 "가위는 잘 다루는데, 디지털은 손이 떨렸다"라며 "카카오톡 채널이 필요하다는 건 알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계속 미루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의 디지털 첫 발걸음을 함께한 사람은 뜻밖에도 간호학도였다. 제주대 간호학과 김주연 씨는 '디지털 전환 대학생 튜터'로 고 대표의 미용실을 찾아 6주간의 변화를 이끌었다.
제주대·제주관광대·제주한라대 RISE 사업단과 ㈜카카오가 손잡은 이 민관학민관학 협력 사업은 세대 간 협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먼저 카카오톡 채널 활용법, 먹깨비·톡딜 활용법 등을 배워 '디지털 전환 대학생 튜터'로 성장한 뒤, 지역 소상공인 100곳을 찾아가 6주간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한다.
대학생 김 씨가 대학생 튜터에 지원한 동기는 직접 겪은 아쉬움에서 출발했다.
김씨는 "예전에 단골 카페가 사장님의 사정으로 갑자기 문을 닫아 너무 아쉬웠다. 그때 카카오 채널이 있었다면 사전에 소식을 알 수 있었을 텐데"라며 "그 카페 사장님처럼 디지털 취약계층 소상공인분들께 디지털 전환을 도와드리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튜터가 직접 방문해서 1대1로 알려주니까 정말 도움이 컸다"며 "카카오채널을 통해 내가 어떤 스타일을 잘하는지 보여줄 수 있게 됐고 앞으로는 톡스토어로 제품도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의 세대 협업은 어느새 인간적 교류로 깊어졌다.
한 달여 만에 김 씨와 고 대표는 결혼식 헤어 메이크업을 약속할 정도로 친밀해졌다.
김 씨는 "사장님과 카카오톡 톡딜 입점 과정에서 자료를 함께 준비하고 매장 표현 방식을 토론하며 끈끈한 유대감이 생겼다"며 "매장 프로필 이미지를 AI로 만들어드렸더니 고맙다며 햄버거 세트를 사주셨던 기억이 남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세대 간 벽을 허물고 서로에게 배움을 선사한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튜터가 아무리 열심히 교육해도 사장님의 협조가 없으면 한계가 있는데 고 대표님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 시너지가 났다"며 "저 역시 고객 입장에서 지역상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전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고 대표는 "이 사업은 청년과 장년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였다"며 "'세대 차이'가 아니라'세대 협력'이라는 것을 느꼈다. 젊은 세대의 감각과 우리 세대의 현장 경험이 어우러져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학생들의 열정과 진심 덕분에 배움의 즐거움과 용기를 얻었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져 제주 소상공인들이 더 멋지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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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5차례에 걸쳐 디지털 전환에 도전한 상인들과 행정당국의 지원 정책 등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