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만명분 마약 유입된 제주 해안가…'동남아시아서 해류 타고?'

"마약 지문 찾는 성분 분석, 두세달 소요"
지난 4월 캄보디아서 茶포장 마약 단속되기도

최근 제주 해안가에서 케타민이 발견된 지점.(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에 전무후무한 대량의 마약 유입 사건이 벌어졌지만 마약이 어디서 흘러든 건지, 누구 소행인지는 오리무중이고 수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13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제주 해안가에서 발견된 향정신성의약품 케타민은 지난 12일 추정 물체가 2㎏ 추가돼 총 31㎏으로 늘었다.

제주에서는 지난 9월29일 서귀포시 성산읍 해안가에서 케타민 20㎏이 한꺼번에 발견된 후 차(茶) 봉지로 1㎏씩 포장된 케타민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해경은 지난 12일 오후에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에서 초록색 우롱차 봉지에 담긴 케타민 추정 1㎏ 2뭉치를 발견했다. 해경은 전날 발견된 마약 추정 물체까지 3건에 대해 간이시약 검사를 할 예정이다.

우도에서 발견된 3건까지 케타민으로 확인될 경우 약 50일간 제주 해안가에서만 약 103만명(1회 투약분 0.03g 기준)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 유입된 것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단기간 내 대량의 마약이 우후죽순 발견된 건 유례없는 일이다.

지난 11일 오후 2시20분쯤 제주 우도 삼양동 해녀탈의장 앞 갯바위에서 바다환경지킴이가 초록색 우롱차 봉지로 포장된 마약류 의심 물체를 발견했다.(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1

그러나 현재로선 출처도, 유입 경로도, 피의자도 없는 상황이다.

가장 무게가 실리고 있는 시나리오는 마약이 동남아시아 인근에서 해류를 타고 제주 해안가에 도착했을 가능성이다. △발견된 지점이 제주 북부 해안가에 몰려있는 점 △남부 해안가에서는 나오지 않고 있는 점 △차 포장 상태의 케타민이 바다에 뜨는 점 △지난 4월 캄보디아에서 차 봉지로 포장된 마약이 단속된 점 등 때문이다. 이 경우 제주까지는 두달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초 성산에서 발견된 케타민의 경우 1㎏짜리 10개씩 에어캡 포장으로 싸여 있었는데 테이프 접착력이 많이 약화한 데다 지문 및 DNA 등이 검출되지 않아 바다에 오래 잠겨있었을 가능성도 나온다.

북서풍이 부는 동절기 해류를 보면 동남아시아부터 한반도까지 쿠로시오 해류와 대마 난류가 올라온다. 제주뿐만 아니라 경북 포항과 일본 대마도에서도 총 5건의 우롱차 포장 케타민이 발견됐는데, 그 지점이 해류와 겹친다는 것이 해경 측 설명이다.

동절기 해류 모식도.(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뚜렷한 증거가 없는 만큼 해경은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케타민의 출처를 따지기 위해 성분 분석을 관련기관에 의뢰했다. 배합 방식에 따라 어느 곳에서 만들어졌는지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에는 두 세달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우롱차 포장의 경우 동일하게 QR코드가 표시되어 있어 같은 조직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은색 차 포장지의 경우 QR코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해경청 수사과장 김주영 총경은 "마약이 해류를 따라왔다는 것도 결국 추정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차 포장지에 제조국이 적혀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주변 국가와 인터폴에 정보를 요청한 상태"라며 "QR코드의 경우 각각 다른 정보가 뜨고 애니메이션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어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 총경은 또 "지난 11일 민·관·군 합동 수색에 이어 추가 해안가 수색을 통해 도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유입된 마약의 유통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