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 노동자 절반 '성희롱' 경험…21.7% "매일 욕설·폭언"
[정책브리핑]손솔 "제주 카지노 노동자 인권보호 대책 필요"
응답자 81.1% "흡연구역 안 지켜"…과태료 부과 0원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 카지노 노동자 절반 이상이 한달에 1회 이상 성희롱을 겪고, 90%는 욕설 및 폭언, 반말, 비하발언 등을 들으며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솔 의원(진보당)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공동으로 진행한 카지노산업 노동자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제주지역 드림타워 카지노와 신화월드 랜딩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노동자 21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중 제주지역 카지노 노동자는 175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제주 카지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24%는 한달 평균 1~2회 욕설 및 폭언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욕설 및 폭언을 듣는 응답자는 21.7%에 달했다. 한 번도 욕설 및 폭언을 경험하지 않은 노동자는 8.6%에 그쳤다.
응답자 78.3%는 한 달에 3회 이상 반말, 비하발언을 듣고 있었으며, 매일 듣는 경우도 25.7%에 달했다. 반말 및 비하발언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는 9.1%로 집계됐다.
성희롱, 성추행 피해도 심각했다. 절반 이상(52.6%)이 한달에 한 번 이상 성희롱 발언을 들었으며, 매일 듣는 경우(4.6%)도 있었다.
응답자 13.7%는 한달에 1~2회 신체접촉(성추행)을 겪었으며, 3회 이상 피해자는 6.8%로 집계됐다.
카지노 노동자들은 신체적 위협, 물건 던짐, 신체 폭행과 같은 폭력에도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3.4%는 한달에 한 번 이상 고객이 물건을 던지는 경험을 했고, 응답자 38.3%는 신체적 위협을, 6.3%는 신체폭행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은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37.1%는 '아무 조치가 없었'으며, '그냥 참으라(15.4%)'거나 '무조건 사과(6.9%)'하라는 요구를 들었다. '적극적인 방지대책 수립 및 법적 지원'은 10.9%에 불과했다.
사업장별로 보면 GKL(52.8%)의 경우 직원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 발생 시 경고 없이 바로 퇴장시키는 '원 액션 아웃(one action out)' 조치를 하고 있지만, 신화월드는 32.6%, 드림타워는 19.6%에 그쳤다.
제주도내 카지노는 흡연구역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어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제주 응답자 81.1%는 흡연구역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응답자 절반 이상은 두통, 메스꺼움, 호흡기 질환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GKL은 지난 2019년 노사협의를 통해 사업장 전체를 금연화한 결과 응답자 8.3%만이 '흡역구역 외에서 흡연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제주도내 카지노 중 실내흡연이 적발돼 과태료과 부과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손솔 의원은 "카지노는 국가의 관광재정을 떠받치는 산업이지만, 그 근원이 노동자의 희생이라면 국가가 책임질 문제"라며 "문체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카지노 노동자의 인권과 건강보호에 대해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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