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초자치단체 부활 놓고 정치권 '사분오열'
김한규측, 행정구역 3개 반대 여론조사 전격 공개
도의회 의장은 여론조사로 결정하자 폭탄발언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행정체제개편(기초자치단체 부활)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사분오열되는 양상이다.
제주도는 이미 공론화가 끝나고 행정안전부의 주민투표 요청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동력이 상실될까 난감한 눈치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대선 기간 여론조사라며 기초자치단체 3개 행정구역에 반대하는 도민이 더 많다는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도당에 따르면 제주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기초지자체 도입 질문에서는 찬성 60%, 반대 19.4%, 모름 20.6%로 나타났다.
다만 현행 행정구역을 3개 시(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로 나누는 계획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묻는 말에는 찬성 35.9%, 반대 43.1%, 모름 21%로 반대가 높았다.
같은 질문에서 국회의원 선거구별 답변을 보면 제주시갑에서는 찬성 34%, 반대 45.3%, 모름 20.6%, 제주시을 선거구는 찬성 31.9%, 반대 47.7%, 모름 20.3%, 서귀포시는 찬성 43.3%, 반대 34.2%, 모름 22.4%로 각각 조사됐다.
민주당 도당은 "대선 기간 중 정책 수요 조사 목적으로 한 비공개 조사였으나 대선이 종료됐고 행정체제 개편 공론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도민 의견을 공유하는 취지에서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5월 30~31일 도당이 ㈜티브릿지에 의뢰해 제주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3005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방식은 전화자동응답(ARS)이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제주도가 행안부의 기초자치단체 부활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요청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공개됐다.
도는 올해 주민투표를 거쳐 기초자치단체 부활과 3개 행정구역을 확정한 뒤 2026년 지방선거에 적용하길 바라고 있다.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요청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도는 늦어도 이달에는 주민투표 요청이 있어야 계획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행안부측은 "주민투표 결과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행정구역 등 관련 쟁점을 사전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 교통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행정구역 관련 쟁점은 현행 제주시와 서귀포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3개 행정구역으로 나눌지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도당 위원장이기도 한 김한규 의원(제주시 을)은 지난해 연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기초자치단체로 바꾸되 관할구역은 2개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주시·서귀포시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날 여론조사도 도당의 이름을 빌렸을뿐 김 의원측이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라는 큰 틀에서는 양측이 공감하지만 제주도의 행정구역 3개안과, 김 의원의 2개안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 5일 제441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기초자치단체 행정구역 개수를 도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깜짝 제안했다.
이 의장의 이 제안은 같은 당 의원들조차 놀랐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제주도는 2006년 7월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 기존 4개 기초자치단체(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를 폐지하고 법인격이 없는 '행정시'인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두는 단일 광역자치제 형태로 개편했다. 시장도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후 '제왕적 도지사' 등의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도는 현재 양 행정시를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등 국회의원 선거구를 기준으로 3개 구역으로 나누고 시장도 시민이 직접 선출하는 기초단체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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