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농사짓는 시대 열린다…제주 '디지털 농업의 미래' 공개
농업통합 플랫폼 시범 운영 8월 시작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시 조천읍 김제주 씨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최근 강우로 감귤원 주변 습도가 높아졌습니다. 검은점무늬병 발생 가능성이 경계단계입니다."
'제주DA' 앱이 김씨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인공지능(AI)은 검은점무늬병 초기 감염 징후를 감지하고 3일 내 방제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앱은 현재 날씨에 가장 효과적인 방제 약제와 도내 판매 여부 등 정보를 제공했다. 방제작업을 마친 후 "3구역 방제 완료”라고 말하자, 앱이 자동으로 영농일지에 기록했다.
이 장면은 25일 전국 최초로 공개된 농업 통합 플랫폼 '제주DA(Digital Agriculture, 디지털 농업)'의 예상 시나리오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이날 '디지털 전환 플랫폼 시연회'를 열고 제주농업 디지털 전환기반 구축사업 1단계 성과물인 통합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8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제주DA'는 34종의 농업 데이터를 수집·정제해 정책 수립과 농업인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농업인들은 병해충 예찰 및 예보, 스마트 영농일지, 경영분석 리포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77개 지점에 설치된 디지털 해충감지기(디지털 트랩)가 해충을 자동으로 감지해 병해충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위치기반·음성인식 기술로 영농일지가 자동 기록된다. 주변 농가와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하는 기능도 갖췄다.
생산자 조직은 인공지능 기반 감귤 생산량·가격 예측 기능을 통해 출하량 조절 등 자율적으로 수급관리를 할 수 있다.
정책실무자들은 작물 재배현황, 농가 고령화, 재해 현황 등 정밀 데이터를 시각화해 과학적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제주농업 디지털 전환기반 구축사업은 1단계(2024-2025년) 기본 정보 체계와 데이터베이스(정보 저장소) 구축, 2단계(2025-2026년)는 서비스 고도화와 기능 확장, 3단계(2027-2029년)는 인공지능(AI) 확대 도입과 고정밀 관측체계 구축 등으로 추진된다.
이날 시연회에서 오영훈 지사는 "과거엔 하늘에 감사하며 농사를 지었지만, 이제는 과학에 감사하며 농업을 이어가는 시대가 왔다"며 "데이터 기반 과학영농 정착과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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