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교구 소속 신부인데요"…제주서 사칭 대리 물품구매 사기 피해

생필품 납품업자, 사기범에 속아 돈 송금
천주교 제주교구 "대응말고 확인부터"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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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에서 교도관, 공무원, 군인 등을 사칭한 물품구매 사기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에는 '천주교 신부'를 사칭한 사기 범죄가 발생했다.

15일 천주교 제주교구와 제주경찰 등에 따르면 생필품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본인을 '천주교 제주교구청 소속 신부'라고 소개한 남성과 통화를 했다.

이 남성은 A 씨에게 제주교구의 한 본당에서 사용할 폭염 응급키트 85세트(940만 원 상당)를 모 업체에서 대리 구매해 주면 입금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교구청의 사업자등록증도 보냈다.

이를 믿은 A 씨는 해당 업체에 돈을 송금했다. 그리고 제주교구청에 물품 구매를 완료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해당 교구에서는 이런 요청을 한 적이 없었다. 이내 A 씨는 사칭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처럼 천주교 신부나 성당 직원을 사칭한 사기 행각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을 성당 직원이나 신부라고 소개하며 업자에게 접근, 가짜 사업자등록증 등을 보여준 후 소개하는 업체에서 대리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다.

이들이 소개하는 업체는 범죄를 위해 만든 곳이다. 피해자가 대리구매를 위해 해당 업체에 송금하면 돈은 고스란히 사기범에게 넘어간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런 사기 범죄가 잇따르자 지난 5월 28일 '교구청 직원 사칭 사기 주의 요청' 공문을 전국 교구에 발송했다.

제주교구도 이달 8일 각 본당에 '교구청 직원 사칭 사기 주의 요청' 공문을 보내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교구 관계자는 "제주교구 교구청, 성당 직원이나 가톨릭 신부라고 하는 사람에게 이와 유사한 대리구매 요청을 받을 경우에는 범죄일 가능성이 높으니 절대 송금하거나 대응하지 말고 제주교구청에 전화하거나 방문해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