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40년' 해녀-SSU 뭉쳤다…성게철 일손 놓고 달려간 생존 교육
법환어촌계·해군기동함대사령부 제주형 생존수영 교육
초등학생 "위험한 상황서 생존 수영으로 탈출 가능"
- 오현지 기자
(서귀포=뉴스1) 오현지 기자 = "성게철이라 하루에 30만~40만원씩도 벌지만, 자라나는 새싹들이 생존 교육을 받는다니 참여했습니다."
경력 40년의 제주 서귀포시 법환어촌계 해녀 강애심 씨(72)는 지난해 인명구조 자격증을 취득해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생 생존수영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강 씨는 8일 오전 어촌계 해녀체험장에서 동료 해녀 2명과 함께 강정초등학교 5~6학년 학생 10여 명에게 물에 뜨는 방법과 이동 요령, 인명 구조법을 직접 가르쳤다.
해녀들 옆 '동료 선생님'으로는 바다의 119라 불리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이 자리했다.
이날 교육은 제주도교육청이 제주 해양문화 자산을 활용해 어촌계, 해군기동함대사령부와 함께하는 '제주형 생존수영'의 일환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SSU와 함께하는 생존수영'이 큰 호응을 얻자 올해는 해녀들까지 가세했다.
강정초 학생들은 앞선 4일간 제주해군기지 김영관센터 수영장에서 이론과 기본 훈련을 받았고, 교육 마지막 날인 이날 바다로 나와 실전 연습에 나섰다.
교육은 갑자기 닥친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착의영'으로 진행됐다. 일상복을 입고하는 수영을 뜻하는 착의영은 조난 시 신발이나 옷을, 부력을 얻는 도구로 활용하는 법까지 배울 수 있어 수영복을 입고 받는 교육보다 효과적이다.
학생들은 해군 교관 지시에 따라 기본 배영 혹은 빈 페트병을 안고 물에 뜨는 법을 연습했고, 구명환과 구명볼 등 구조 장비를 활용한 인명구조 방법도 습득했다.
조난 상황을 가정하고 친구들과 물에 팔짱을 끼고 누워 원형을 유지하고 구조대를 기다리는 연습도 이어졌다.
강 씨는 "우리도 어릴 때 받은 교육이 기억에 남는데 이 아이들이 조난자가 될 수도 있고, 구조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런 교육은 지자체에서 적극 지원해서 쭉 했으면 하고, 저도 끝까지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SSU 대원은 "조류에 따라 흩어진 사람보다 대열을 이뤘을 때 더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를 강조했다"며 "두려움을 이기고, 위기에서도 냉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윤하은 학생은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오늘 배운 생존 수영을 기억해 내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생존수영 교육을 받은 적은 있지만, 오늘 해군, 해녀 선생님들께 배우니 더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해녀와 해군이 함께하는 생존 수영은 제주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앞으로 어촌계, 해군의 협력으로 더 많은 학교로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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