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가 안한다면 우리가 한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구조전담팀 구성

구강암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생전 모습. 이 돌고래는 지난 2일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에서 죽은채 발견됐다.(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김병엽 교수·다큐제주 오승목 감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5/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도가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한 전담팀이 구성될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6일 도청에서 열린 주간혁신성장회의에서 최근 제주 해상에서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구조가 지연된 사건에 우려를 표하며 "해양생태계 보호는 인류의 책임인 만큼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해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해양수산부의 소극적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동물 한 마리 폐어구에 걸린 것 갖고 매번 구조 체계를 작동할 수 있느냐'는 해수부의 대응 방식은 매우 아쉽다"고 했다.

제주도는 도가 남방큰돌고래 구조에 직접 나서지 못한 것은 법적 근거와 절차상 제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생태계법과 해양수산부 고시에 따라 해양동물 구조·치료 업무가 해양수산부에서 맡고고 있어 도가 직접 구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도내에는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동물치료기관으로 아쿠아플라넷 1곳 운영 중이며,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관리법 제96조에 근거해 설립된 해양환경공단에 관련 업무를 위탁해 처리해 왔다.

오 지사는 "해수부가 못하면 우리가 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라도 다 구해내겠다"며 해양수산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도 차원의 자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전담팀(TF) 구성을 지시했다.

한편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 '행운'의 꼬리지느러미 부근에 추가로 폐어구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행운'은 지난해 11월 4일에도 꼬리지느러미에 약 60㎝의 폐어구가 감긴 채 발견됐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