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4년간 158마리 제주서 좌초·혼획…주 원인은 폐어구

2007년 이후 중문색달해변서 산란 확인 안 돼…"앞으로도 희박"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열린 바다거북 방류행사에서 바다거북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2024.8.2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에서 최근 4년(2021~2024년) 동안 보호종인 바다거북이 158마리가 좌초되거나 혼획된 채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제주자연의벗이 발간한 '좌초와 죽음의 위기에 처한 제주 바다의 바다거북' 단행본에 실리 김병엽 제주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2021~2024년 제주 해상 등에서 바다거북 총 158마리가 좌초·혼획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37마리, 2022년 39마리, 2023년 43마리, 2024년 39마리다.

종류는 푸른바다거북이 126마리로 전체의 79.7%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붉은바다거북 23마리(14.6%), 매부리바다거북 5마리(3.2%), 올리브바다거북 3마리(1.9%), 장수바다거북 1마리(0.6%) 등이다.

붉은바다거북은 주로 서귀포시 전역 바다에서 발견됐으며 매부리바다거북 구좌읍·조천읍·대정읍·안덕면·성산읍에서 나타났다.

또 올리브바다거북은 애월읍·대정읍·성산읍에서, 장수바다거북은 제주시 동(洞)지역 바다에서 발견됐다.

특히 이 기간 매년 30마리 안팎의 바다거북이 좌초되는데, 이 중 20% 이상은 폐어구 등이 몸에 감긴 채 발견됐다.

또한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선 1998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 이상 붉은바다거북의 산란이 확인됐다. 바다거북은 자기가 태어난 모래 해안을 기억하기 때문에 알을 낳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2007년 이후 이곳에서 붉은바다거북의 산란을 확인할 수 없었다.

제주자연의벗 측은 중문색달해수욕장의 산란 환경이 과거와 달라져 붉은바다거북이 산란을 위해 다시 찾을 확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제주자연의벗 측은 바다거북의 생존을 위협하는 여러 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혼획 방지를 위한 그물 LED 조명 부착, 신고 기반 폐어구 수거 체계 구축, 생분해성 어구 확대 보급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제주도 해양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 개정을 통한 바다거북 구조·치료 및 사인 규명 근거 마련도 제안했다.

한편 이 책에는 제주자연의벗과 시민 다이버단체인 (사)해양시민과학조사단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제주에서 바다거북이 자주 좌초되는 곳, 바다거북이 자주 보이는 곳 중심으로 직접 바닷속에 들어가 모니터링한 결과도 담았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