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폐업 여관 건물서 고독사 시신…제주시 585명 '위험군' 분류
제주, 2019~2023년 고독사 43.6% 급증
노인 1인 가구 빅데이터 분석해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지난 13일 제주 소재 폐업한 숙박업소의 건물 지하에서 신원불상의 시신이 나왔다.
발견 당시 상당히 부패한 시신은 5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해 거주 불명으로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에선 옷가지, 생활용품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시신이 발견된 건물은 2006년 폐업 후 4년 전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하다 중단된 상태여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였다.
이같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고독사하는 사례가 제주에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제주에서 발생한 고독사는 총 187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2명에서 2023년 51명으로 크게 늘어 연평균 증가율은 43.6%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고, 전국 평균(5.6%)의 7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8월 제주에서는 고독사한 70대 남성이 사망한지 5년이 지나서야 발견되기도 했다.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지내온 이 노인은 2019년 숙박업소가 휴업한 후에도 객실에 머물다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해 4월에도 제주시 한 폐업 여관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미 사망한지 2년 이상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신은 객실에서 홀로 생활하던 70대 노인으로 확인됐다.
여관 등 숙박업소에서 지내는 독거노인들이 휴업 및 폐업 후에도 객실에서 생활하다 사망하고, 뒤늦게 발견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을 닫은 업소의 경우 문이 잠겨있거나 공사 중인 경우가 많아 객실 내 실제 거주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제주시는 지난해 장년층(50~64세) 1인 가구 중 585명이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692명, 2022년엔 500명이 발굴됐다.
아울러 중장년 및 노인 1인 가구에 대해서는 통신 및 전력 빅데이터를 분석해 안부를 확인하고 중장년 1인 가구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제주가치돌봄 사업을 통해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일상생활·주거·가사 등을 지원하고 고독사 예방을 위한 민관협력 특화사업, 위기가구 발굴 신고자 포상금 등도 추진한다.
앞서 지난해 9월 제주시는 주거 취약 위기가구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숙박업소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사 대상은 휴·폐업한 숙박업소를 포함해 총 594곳이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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