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랜딩카지노 145억 횡령' 주범 "모회사 경영진 지시"…혐의 부인

변호인 "돈 옮긴 사실 인정하지만 횡령 고의 없어" 주장

'제주 랜딩카지노 145억 원 도난 사건'의 주범인 전 카지노 재무담당 임원인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 A(59)씨가 해외로 도피한 지 3년 11개월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A 씨가 지난해 11월 국내로 송환되는 모습.(제주경찰청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랜딩카지노 '145억 원 도난' 사건의 주범이 법정에서 VIP 금고에서 돈을 옮긴 사실은 인정했지만 횡령 혐의는 부인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홍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말레이시아 국적 A 씨(59·여) 사건에 첫 공판을 6일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랜딩카지노 재무담당 부사장이던 지난 2020년 1월 7일 카지노 VIP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14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훔친 145억 원은 랜딩카지노를 설립한 '람정엔터테인먼트 코리아'(람정코리아) 계열사 '골든하우스 벤쳐리미티드'(GHV)의 자금으로 파악됐다.

GHV는 중국 VIP 고객을 신화월드로 데려오는 에이전트 회사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람정 코리아' 모기업 람정 인터내셔널 디벨롭먼트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했다.

A 씨는 2018년 7월부터 알고 지낸 중국인 40대 남성 B 씨와 범행을 공모했다.

A 씨는 랜딩카지노 개인금고에 보관 중이던 GHV의 현금 자산 145억원을 B 씨 개인금고 2곳에 65억 원씩 나눠 옮겼다. B 씨는 카지노 VIP 고객을 유치하는 에이전트로서 랜딩카지노에 개인금고가 있었다. 나머지 15억원은 A 씨가 자신의 주거지로 가져갔다.

이후 공범인 중국인 C 씨 등 4명이 B 씨 금고에 있던 현금을 모처로 옮겼다.

범행 자금 중 일부가 카지노 공식 금고에 보관 중인 모습.(제주경찰청 제공)/뉴스1

이들의 범행은 카지노 관계자가 2021년 1월 금고에서 돈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수사에 나선 경찰은 B 씨의 카지노 개인금고에 보관돼 있던 80억여 원과 이들이 모처로 옮겨 보관 중이던 50억여 원 등 총 130억 원가량을 압수했다.

경찰은 나머지 금액은 '환치기'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갔거나 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2020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도주했지만 UAE 인터폴이 현지에서 검거해 작년 11월 국내로 송환됐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금고에서 돈을 옮긴 사실 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횡령의 고의나 불법의 의사가 없고, 이 사건으로 취득한 금액이 없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랜딩카지노 모회사 경영진이 현금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실행했는데 오해를 받게 됐다"며 "B 씨가 (145억 원 중) 개인적으로 15억 원을 사용하면서 이 사건이 발생했고, 피고인도 해외로 도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3월 6일 A 씨에 대한 재판을 속행한다.

경찰은 이 사건 공범 B 씨도 수사하고 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