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오투약 사망 은폐' 간호사들 2심서도 최대 징역 5년 구형

검찰 "사망과 인과관계 없다는 원심 판결은 명백한 잘못"
피고인들 "원심 양형 너무 무거워 부당" 거듭 선처 호소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영아 오투약 사망사고를 내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제주대학교병원 간호사 3명에 대해 검찰이 2심에서도 최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오전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제주대병원 수간호사 양모씨에게 징역 4년, 담당 간호사 강모씨에게 징역 5년, 수행 간호사 진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는 원심 때와 같은 구형으로, 지난 5월11일 양씨에게 징역 1년, 강씨에게 징역 1년6개월, 진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을 각각 선고한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취지다.

당시 원심 재판부는 간호사들의 업무상 과실로 강양이 숨진 사실과 조직적 은폐로 강양을 유기한 사실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유기행위와 강양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유기치사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명백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오투약 사고 직후 제대로 된 의료적 판단이 이뤄졌다면 피해자는 살았을 수 있고, 의료진의 단순 실수가 아닌 의료진이 실수를 한 뒤 하면 안 될 일까지 저지르면서 피해자가 사망한 점 등을 고려하면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항소했다.

피고인들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재판부를 향해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양씨의 경우 최후 진술에서 "제 잘못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유족께 너무나도 죄송하다"면서 "가능하다면 장기기증을 신청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판결은 8월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대학교병원 강사윤 진료처장(가운데)이 지난해 4월28일 오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영아 오투약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2022.4.2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공소사실에 따르면 수행 간호사 진씨는 지난해 3월11일 오후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던 강모양(1)의 왼쪽 발등 수액줄에 기관지 확장 등에 쓰이는 에피네프린 5㎎을 주사했다.

에피네프린 5㎎을 네뷸라이저(Nebulizer·연무식 흡입기)로 천천히 투약하라는 담당 의사의 처방을 잊은 채 주사기 투약 라벨에서 강양의 이름만 확인한 다음 그대로 약물을 주사한 것이다. 직접 주사 시 에피네프린 적정량은 체중 ㎏당 0.01㎎으로, 당시 강양 체중이 1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적정량의 무려 50배에 달하는 약물을 한꺼번에 투여한 셈이다.

15분 뒤 강양의 몸에 청색증이 나타나는 등 강양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진씨와 담당 간호사 강씨, 수간호사 양씨는 사고를 은폐하기 시작했다.

양씨는 강씨에게 투약 사고 보고서를 작성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도 모자라 강씨, 진씨 등 간호사들에게 "오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 강씨는 양씨의 지시에 따라 투약 사고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데 이어 병원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의 간호경과 창과 전과전동간호기록지 특이사항란에 각각 써 뒀던 담당 의사 처방 내용을 무단 수정하는 일까지 벌였다. 사고를 낸 진씨는 끝까지 침묵했다.

강양은 결국 이튿날인 12일 오후 6시52분쯤 눈을 감았다. 사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심근염'으로 기재됐다.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강씨는 강양이 사망한 지 2시간여 만인 오후 9시13분쯤 전과전동간호기록지 특이사항란 내용을 전부 삭제하며 완전 범죄를 꿈꾸기도 했다.

오투약 사망사고가 상부에 제대로 보고된 날은 강양 사망 나흘 뒤인 16일이었다. 이미 장례절차까지 다 끝난 때였다. 유족은 그로부터 이틀 뒤인 18일에야 병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고, 한 달 뒤인 그 해 4월23일 의료진을 경찰에 고소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