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m 파도, 초속 36.4m 강풍 태풍 바비의 위력…제주 집어삼킬듯

아파트 외벽 훼손 130건 피해 신고…887세대 정전
27일까지는 태풍 영향권, 50~150mm 비 더 내릴듯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북상 중인 26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인근 해상에 있는 무인도 와도(누운 섬)에 거대한 파도가 덮치고 있다.2020..26 /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오미란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26일 제주를 통과하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130건의 태풍 피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제주는 이날 저녁까지는 태풍 영향권이어서 피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44분쯤 서귀포 회수동에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쳐 통행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제주시 이도2동 사거리에서도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쓰러지는 등 가로수 사고가 잇따랐다.

제주시 이도2동 아파트에서 외벽이 떨어져 승합차 한대가 파손되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강풍으로 고압선이 절단되거나 나무와 접촉하면서 안덕면 사계리166세대 등 887세대가 정전돼 현재 871세대가 복구됐다.

이외에도 노형동 도로 중앙분리대가 엿가락처럼 휘는가 하면 가게 유리창이 깨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소방본부에 접수됐다.

다행히 현재까지 소방본부에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다.

기상청이 예상했던 최대순간풍속 초속 60m는 없었지만 강풍의 위세는 대단했다.

일최대순간풍속은 윗세오름 초속 36.4m, 제주공항 32.7m, 새별오름 32.2m, 삼각봉 31.9m, 지귀도 30.0m를 기록했다.

26일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에서 강풍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아파트에서 외벽이 떨어져 승합차 한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2020.8.26 /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해안도로에는 사람 머리크기만한 돌이 바람과 파도에 날려 구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바람의 섬 제주에서도 바람이 가장 강한 지역인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해상에서는 수십m에 달하는 거대한 파도가 차귀도 등 무인도를 마치 집어삼킬 듯이 덮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고산의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27.7m를 기록했다.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끊겼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에 운항 예정인 항공기 463편(출발 231·도착 232)은 전편 경항했고 제주항을 오가는 여객선 15척(출발 8·도착 7)도 운행이 취소돼 제주도가 고립됐다.

26일 오후 제주시 오라2동 연북로의 한 공사장 펜스가 제8호 태풍 '바비(BAVI)'의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2020.8.26 /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어리목·영실·성판악·관음사·어승생악·돈내코·석굴암 등 한라산 7개 입산 코스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전면 통제되고 있다.

안덕중학교와 표선고등학교는 휴업했고 일부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이날 오후 4시 제주에 최근접한 뒤 지나가도 27일까지는 50~150mm의 비가 더 내리겠다며 안전사고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25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주요지점 강수량은 산간의 경우 사제비 408.5mm, 삼각봉 391.0mm, 윗세오름 316.5mm 등이다.

제주 115.6mm, 산천단 218mm, 서귀포 93.5mm, 강정 100mm, 성산 77.9mm, 송당 101.5mm, 고산 108.1mm, 대정 144.5mm를 기록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