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행정대집행…목에 쇠사슬 묶고 저항
곳곳에서 '충돌' 강동균 회장 등 모두 4명 연행
10일 서귀포시가 강정마을회와 반대단체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 설치한 천막을 강제철거하자 이에 항의하는 한 여성활동가가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여성 활동가 뒤로는 천막과 연결된 쇠사슬에 자신의 목을 묶어 항의하는 강정마을 주민이 보인다. 서귀포시는 이날 오전 8시 행정대집행을 실시 1시간만에 철거를 마무리했다. © News1 이상민 기자
10일 서귀포시가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이 설치한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과 반대측 인사 3명은 천막과 연결한 쇠사슬을 자신의 목에 묶고 격렬히 저항했지만 서귀포시와 경찰은 8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이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강 회장을 비롯해 모두 4명이 연행됐다.
서귀포시는 이날 오전 8시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 설치된 천막을 강제철거 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을 했다. 철거 대상인 이 천막은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종교·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추위를 피하고 불법공사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경 설치한 시설물이다.
앞서 서귀포시는 천막이 국유재산을 무단으로 점용한 불법 시설물이라며 강정마을측에 3차례 계고장을 보내 자진철거 해줄 것을 요구했다. 서귀포시는 마을회가 요구를 계속해서 거부하자 전날인 9일 강제철거 방침을 최종통보했다.
10일 서귀포시가 강정마을회와 반대단체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설치한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 News1 이상민 기자
행정대집행에는 서귀포시 공무원 100여명과 6개 중대에 소속된 경찰 769명이 동원됐다. 오전 8시가 되자 강문철 서귀포시 재난관리과장은 행정대집행 영장을 통보하고 공무원과 경력을 동원해 곧바로 철거에 들어갔다.
충돌이 이어졌다. 반대측 주민과 활동가들이 경찰 및 시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및 활동가 3명이 연행됐다.
경찰이 쇠사슬을 끊으려 하자 강동균 마을회장이 몸을 공중으로 내던지면서 목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 News1 이상민 기자
천막 안에서 쇠사슬로 묶고 저항하던 강 회장도 마찬가지었다. 특히 경찰이 절단기를 동원해 쇠사슬을 끊으려하자 강 회장이 자신의 몸을 공중에 내던지면서 목이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찰이 강 회장의 몸을 지지하면서 다행히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강 회장도 끝내 연행됐다.
서귀포시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이날 행정대집행을 1시간만에 끝냈다. 서귀포시는 철거된 천막이 있던 자리에 화단을 조성해 앞으로의 도로 점거행위를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천막과 연결된 쇠사슬을 자신의 목에 묶어 강제철거를 저지하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 이 주민은 행정대집행이 강행되자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 News1 이상민 기자
행정대집행이 끝난 후 제주군사기지저지를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와 반대측 주민들은 공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제2의 용산 참사가 일어났다"며 "제주해군기지 불법공사를 위한 마지막 보루가 무참히 무너졌다"고 성토했다. 이어 "오늘 천막은 철거됐지만 앞으로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서귀포시가 강정마을회와 반대단체들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설치한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 News1 이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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