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병원이 없다"…27주 쌍둥이 산모에게 닥친 긴박한 새벽

인천형 책임 응급의료 체계 가동…산모와 신생아 생명 지켜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지난달 31일 오전 3시30분,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서 다급한 119 신고가 접수됐다. 임신 27주 차인 30대 산모 A 씨의 진통이 시작됐다는 내용이었다. 뱃속에는 쌍둥이가 있었다.

A 씨는 조산을 막기 위해 자궁문을 묶는 자궁경부 원형결찰술을 받은 고위험 산모였다. 산모와 태아를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산부인과와 신생아중환자실을 갖춘 병원을 신속히 찾아야 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A 씨가 다니던 산부인과는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해 수용하기 어렵다고 알렸다. 다른 의료기관들도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즉시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 병원을 찾는 동안 A 씨의 분만은 빠르게 진행됐다. 산모와 쌍둥이 모두 위험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인하대병원은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우선 고려해 응급분만을 결정했다.

A 씨는 신고 접수 2시간21분 만인 오전 5시51분 체중 1.1㎏의 여아를 출산했다. 3분 뒤에는 체중 1.08㎏의 남아가 태어났다. 현재 산모와 두 신생아는 병원에서 의료진의 집중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번 이송에 '인천형 책임 응급의료 체계'가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이 체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기 위해 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 지역 의료기관이 환자 상태와 병상 정보를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구급대원은 응급환자의 상태와 중증도를 판단해 협력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병상과 진료 가능 여부를 공유하고,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실시간 의료 정보를 연계해 구급대와 의료진의 대응을 조율한다.

현재 인천시 응급의료지원단과 가천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부족으로 고위험 산모의 이송이 지연될 수 있는 의료 현장의 현실을 다시 보여줬다. 동시에 구급대와 의료기관의 실시간 협력이 실제 응급 상황에서 이송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임원섭 인천소방본부장은 "앞으로도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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